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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마음

이지은
더라인북스

목차

프롤로그. 서로의 마음을 돌볼 수 있다면

1부. 편집자는 타고나나요?
“편집자 하지 마세요”의 숨은 의미
왜 편집자가 되겠다고 결심하셨어요?
신입 시절을 견디는 노하우
내 몸에 루틴을 새기는 기술
일과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열심병’
책 만들기의 시작은 공감하기
완벽주의보다 지속 가능한 삶
저자와 독자 사이에 다리 놓기

2부. 편집자로 살아남기
신입이 출판사에 입사하는 법
기획은 ‘아니면 말지’ 정신으로
혼나는 노트를 작성해보기
숫자를 보여준 후 낭만을 말하라
아이디어를 책으로 만드는 방법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자신만의 무기를 계발한다
죽어라 일해도 시간이 부족한 이유
매일 작은 성공을 이루며 신인新人이 된다
결국 글쓰기가 나를 구원한다

3부. 함께 일한다는 것
저자와 편집자,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
책 뒤에 숨은 애씀을 발견하는 정성
낯선 서로의 간극을 줄이는 일
도제식 시스템과 개인의 상관관계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4부. 나를 지키며 일하기
출판계에 인재가 없다고요?
디지털 세상에서 출판이 살아남으려면
침묵은 결코 날 지켜주지 못한다
회사가 날 어떻게 대할지는 내가 결정한다
퇴사는 답이 아니다
품속의 사직서를 꺼내야 하는 순간

에필로그. 미래는 없지만 동료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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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내쉬며 읽었다. 10년 전의 저자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고, 오래 걸어 먼 길을 내다볼 수 있게 된 한 편집자의 공동체를 향한 무선 타전 같기도 해서 애틋했다. 뼈저린 이야기까지 힘껏 담아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한 바는 우리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우리가, 함께한다면.
- 이옥란 / 실용국어연구실 이:다 대표, [편집자 되는 법] 저자

내가 신입 때 이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행히 내겐 좋은 사수가 있었지만 든든한 사수를 하나 더 얻은 기분이었겠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쉽게 자기혐오나 만족에 빠지지 않고 담담히, 그리고 꾸준히 일해 나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편집자를 비롯한 출판 종사자는 물론, 내리막 세상 속 회사에서 자신의 일과 관계를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권한다.
- 이환희 / ‘어크로스’ 편집자

번역하고 글을 쓰는 나에게 편집자란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같이 손잡고 가는 궁극의 파트너다. 이 책을 읽으며 이토록 소중한 파트너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부분이 참 많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미래의 편집자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이 한 권의 책에 편집자의 일, 태도, 철학, 생존 방법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있다. 감동까지도.
- 박산호 / 번역가,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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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책을 만든다는 것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며 함께 하는 일입니다.”

“(이 직업을 택한) 너도 실수했고 (널 뽑은) 나도 실수한 걸로 치자.”


12년간 출판계에 몸담고 있는 이지은 편집자가 첫 직장에서 2개월 만에 해고당하면서 들은 말이다. ‘나는 편집자 자질이 없나 봐.’ 이후 한동안 자기비하에 빠져 지냈다. 여섯 개 출판사를 다니며 싹싹하지 못하다고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고 원치 않는 강요와 폭언, 무시로 회의감에 빠질 때도 있었다. 매일같이 상처 받고 흔들렸으면서도 어떻게 10년이 넘도록 편집자로 살고 있을까?

이지은 편집자는 [편집자의 마음]에서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고백한다. 자존감이 무너졌을 때 ‘항상 네 옆에 있지는 못하겠지만 뒤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는 선배가 되어주겠다’고 말해준 사수가 있었고, ‘당신과 함께 일하면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해주는 외주자가 있었다. 책은 편집자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다들 조금씩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서로를 헤아릴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만든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사한 순간들이 편집자의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줬다.

저자는 한때 모든 면에서 완벽한 ‘위대한 편집자’가 되길 꿈꿨지만, 그게 허상이라는 걸 깨닫는다. ‘위대한 편집자’라는 환상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느라 회사로부터 차별과 불평등을 겪어도 반격할 힘을 잃게 된다. 또한, 내가 받은 상처만 신경 쓰느라 바로 옆에 있는 동료가 상처받는 건 미처 돌아보지 못한다. 그래서 저자는 ‘위대한 편집자’가 되기보다는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고 책 뒤에 숨은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편집자로 계속 남길 꿈꾼다.

[편집자의 마음]은 베스트셀러를 기획하고 펴내는 ‘성공 노하우’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보다 회사에서 나 자신을 지키며 일하는 한편,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상대를 존중하는 편집자의 삶을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가 편집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건네는 응원의 메시지이자, 동료 편집자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다. 매일 품속에 사직서를 품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위안과 응원의 메시지가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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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지금 겪는 모멸들이 결코 당신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신입 시절에 겪는 수많은 서툶은 사수와 회사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사수가 받는 봉급에는 부하직원의 서툶을 감당하는 몫도 포함된다. 월급이 많고 직위가 높을수록 감당해야 할 몫이 커진다. 그러니 서툴다는이유로 모멸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냉정하게 말해서, 신입으로 인해 생기는 리스크를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신입을 뽑으면 안 된다.

부서 간의 의사소통 문제로 상처를 입을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세상의 미친놈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멋지게 퇴사하는 법’ 같은 종류의 책은 통쾌함을 가져다줄지는 몰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내 경우에는 오히려 나 또한 누군가에게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아니었을지 깊이 생각하게 돕는 책들을 자주 접하는 편이 나았다. 상대의 입장에 서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열심병에 걸리면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으며, 그 어떤 성공도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 단순한 명제를 잊곤 한다. 문제는 열심병 자체에 있지 않다. 다만 이 열심병이 가져올 후폭풍이 무서운 것이다. 바로 ‘슬럼프’다. 워크홀릭이라고 소문난 선배들은 그저 ‘열심히 하다가’ 일상과 일의 경계가 흐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일이 재미있어서, 관성에 따라 일하다가, 나중에는 일이 없으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길이 없어서 일에 함몰된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과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책 한두 권 출간하고 끝낼 수 없고, 출판 한두 해 하고 그만둘 수 없으니까. 지속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오래 책을 내려면 ‘완벽’이라는 허상부터 벗어야 한다.

이전까지는 해당 저자와 기획이 ‘안 되는 이유’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되는 이유’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 부분에 주목했다. 생각을 전환하니 함께 작업하고 싶은 저자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무한대로 확장되었다.

“나는 베스트셀러는 안 읽어”, “나는 자기계발서 읽는 사람이 이해가 안 가더라” 같은 문장을 내뱉는 편집자는 괜찮은 기획을 만들기 어렵다. 타인의 욕망을 읽고 싶지 않다는 고백이기 때문이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좋은 기획자다.

회사에 다니다 보면 종종 ‘회사 밖’ 사람에게 야박하게 구는 경우가 생긴다. 회사 경비를 줄이라는 압박에 못 이겨 외주 디자이너, 외주 교정자, 번역가의 비용을 매몰차게 깎기도 한다. 정말이지 그러진 말자. 서로의 일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미래의 자신의 밥벌이를 위해서라도 회사 밖 사람에게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모든 편집자는 미래의 프리랜서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난 신입이던 내 곁에 “당장 출판노조나 노동부에 연락해라. 그 회
사가 벌금을 물어야 다시는 너 같은 희생자가 생기지 않는다”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면 어땠을까. 출판계에서 크고 작은 불합리를 당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데, 억울함을 서로 공유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나는 불합리에 좀더 예민한, 송곳 같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회사가 나를 어떻게 대할지는 내 행동으로 결정된다. 퇴직금 포함 13분의 1로 연봉을 나눠서 주어도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계속 13분의 1로 줄 것이고, “넌 경력이 있지만 신입이야”라는 말에 항의하지 않으면 계속 후려치기 당한다.

불합리 앞에 자기 직원을 지키지 않는 상사는 정작 본인이 위기에 빠지면 아랫사람을 방패막이로 삼을 확률이 높다. 팽당하기 전에 ‘손절’해야 한다.

혹시 누군가가 ‘너희 가운데 하나는 이 까나리액젓을 마셔야 해’라고 말한다면 모두 사이좋게 한 모금씩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 비위가 좋은 나는 당신보다 두 모금쯤 더 들이켤 수도 있겠지. 그러나 누군가가 이 벌칙을 독박 쓰게 놔두고 싶지는 않다. 나는 당신의 불행 앞에서 신명나게 춤추는 사람이기보다 기꺼이 함께 우는 사람이고 싶다.
- <에필로그. 미래는 없지만 동료는 있습니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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