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 정복한 최초의 중복장애인 하벤 길마의 믿기 힘든 인생 이야기
여름이 되면 하벤 길마는 에리트레아의 환상적인 도시인 아스마라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성장했다. 그곳에서 하벤 길마는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황소와 맞서며 용기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또한 에리트레아가 30여 년에 걸쳐 에티오피아에 대항하여 독립 전쟁을 치르는 동안 부모님이 고난과 좌절의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하나하나 귀담아들으며 자신이 부모님에게서 역경을 헤쳐 나가는 힘과 자긍심을 물려받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난민으로 떠돌던 부모님의 이야기에 자극을 받은 하벤 길마는 자신이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모든 이들의 세상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식 탐구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 여정 속에 하벤 길마는 살을 태울 듯이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사하라 사막에서 학교 세우는 일을 도왔던 말리를 비롯한 여러 매혹적인 장소를 탐험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그녀가 겪은 많은 일들. 머리털이 곤두설 만큼 겁나고 무섭기도 했지만 짜릿한 흥분을 안겨줄 만큼 신나고 유쾌하기도 했던 그때의 일들-그녀 삶에서 결코 지워버릴 수 없는 소중한 모험-을 이야기하며 장애는 결코 한계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벤 길마는 장애를 혁신으로 나아갈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살사 춤을 추는 것에서 전기톱을 사용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접 자기 손으로 할 수 있도록 나름의 비시각적 기법을 익히고 또 익혔다. 또한 고립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문자를 점자로 변환하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온갖 난관을 헤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온 하벤 길마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이후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한 옹호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이 책 《하벤 길마》는 ‘역경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성공담’에서 한 발 더 나가, 타성에 젖어 무미건조하게 흘러가는 우리의 일상을 비춰 주는 거울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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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시작하며
1장 홀로 남은 나
2장 세상 밖, 힘든 여정의 시작
3장 그 옛날, 고난의 시절
4장 신데렐라는 이제 그만!
5장 건반 위에서 싹튼 우정
6장 산속에서 춘 춤
7장 설거지, 그리고 마지막 한 수-에리트레아 음식
8장 사막에서 물 때문에 벌어진 언쟁
9장 아프리카의 밤에 잃어버린 것은?
10장 쉿, 비밀이에요
11장 변소 만들기
12장 사랑하니까 곁에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
13장 이 글은 제 부모님이 절대 읽어서는 안 돼요
14장 우리만의 숨바꼭질
15장 시각장애를 바라보는 긍정의 철학
16장 저는 동화 속 이야기를 믿지 않아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예외랍니다
17장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 그리고 땅콩버터 젤리 샌드위치
18장 곰과 마주쳐도 절대 ‘걸음아 나 살려라’ 달아나지 마세요
19장 현실이 얼마나 냉혹한지, 그 사실을 알려 준 알래스카
20장 작은 안내견이 지진을 일으켰어요
21장 빙산 위까지 따라온 사랑
22장 하버드 로스쿨 최초의 중복장애 학생
23장 장애인 인권을 위한 소송, 그리고 완전한 승리
24장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장애인법 기념행사
이야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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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고, 아프리카 난민의 딸이며, 시청각장애를 지닌 하벤 길마가 만나는 세상은 결코 쉽지 않다. 그녀는 이 세상이 듣고 볼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된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삶이 힘든 이유는 보고 듣지 못하는 ‘장애’때문이 아니라 보고 듣지 못하는 사람을 차별하는‘사회’때문은 아닐까? 만일 모든 건물에 경사로와 승강기가 있다면, 저상 버스가 어디에나 다닌다면, 점자책이나 오디오북을 쉽게 구할 수 있다면, 큰 글자나 쉬운 설명을 붙인 그림 카드로 절차를 안내하는 관공서가 있다면, 영화관에서 자막이나 화면 해설을 제공한다면, 이런 세상에서‘장애’는 더는‘장애물’이 아니다.
- 임성택 /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법무법인(유한) 지평 대표변호사
“법률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하벤 길마가 탄생할지는 의문이다. 해외에서 중증장애인이 장관이 되고, 대통령 보좌관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다들“왜 우리나라에서는 안 나오지?”라는 질문을 한다. 그것은 조건의 차이다. 하벤 길마의 이번 자서전이 그 차이가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하벤 길마의 자서전 출간을 통해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 수립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또한, 하벤 길마의 메시지가 공허한 메시지가 되지 않도록 하여 하벤 길마가 우리나라에도 있음을 증명하는 날이 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 홍순봉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부드럽고 강력하고 생생하다. 이것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매혹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다.
- 포브스
하벤 길마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재능 있는 내레이터다. 그녀는 어려운 문제를 놀라울 정도로 확실하게 해결한다. 하벤 길마는 가벼운 터치로 회고록에 심오한 내용을 담았다.
- 타임즈
- 〈월스트리트저널〉, 〈피플〉, 〈투데이쇼〉, 〈뉴욕타임즈〉 ‘주목할 만한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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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고립된 세상에서 인권 변호라는 세계 무대로 떠나는 놀라운 여정
시청각장애인 하벤 길마가 겪은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우리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삶의 경험들. 하벤 길마가 우리의 손을 꼭 잡고 자신이 지나온 그 삶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루이지애나 시각장애인 센터에서 다른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즐겼던 조마조마하면서도 즐거웠던 숨바꼭질, 알래스카에서 아슬아슬하게 빙산을 오르던 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던 그 황홀했던 순간.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우리는 모두 하벤 길마의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하고, 유머와 재치로 재미를 불어넣어 주며, 깊은 생각으로 우리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리는 하벤 길마의 이 이야기는 지난날의 회고이면서, 동시에 타인과의 연대로 향하는 열쇠를 찾으려는 한 여성의 결의에 관한 증언이다.
이 책은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와 용기, 진정성 있는 인물만이 전해 줄 수 있는 인생의 깊은 지혜와 울림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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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앉아 있던 저는 부모님이 겪었던 전쟁과 외로움의 고통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한 세상에서 중복장애인인 제가 겪는 고통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머니인 사바는 내면의 힘을 키워 억압적인 체제에 저항하고 난민이 되어 그 힘든 탈출의 길에서 살아남은 거죠. 아버지는 용기를 내서 안락한 고향 집을 뒤로 하고 낯설고 외로운 이국땅에 들어간 거고요. 그곳에서 타서 달라붙은 스파게티를 먹으며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운 거예요. 부당함과 불의에 맞서며 삶의 길을 찾은 어머니와 아버지. 저도 그분들처럼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싶었어요.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세상에, 항상 모르고 지나치는 게 많은 그런 세상에, 과연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을 거야. 장애를 지닌 사람은 사회에 기여하는 게 없다고 단정해 버린 게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까.
제 인생은 제가 살아가야 하는 저의 인생이죠. 옴짝달싹 못하고 갇혀 살아야 한다는 생각, 그런 생각에 제 인생을 맡길 수는 없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말리에 가는 일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명을 거부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무슨 주장을 하든지 무시해 버린 거죠. 차분하고 분명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어쩌면 제가 제 생각에만 치우쳐 제 능력을 과신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제 능력은 제가 잘 알아요. 누구보다 더 잘 알아요.
살아가면서 무슨 일을 마주치든지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대할 때 품게 되는 억측이나 가정 때문에 저는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었어요. 물론 저 역시 제 위주의 억측이나 터무니없는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말이든 생각이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거나 옮길 때 우리가 빠뜨리는 게 있을 수 있어요. 성급한 판단이나 억측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해요.
저를 배려한다며 캐리가 보여 준 공손함과 정중함이 오히려 기숙사 룸메이트를 가장 친한 친구로 삼아야겠다는 제 꿈을 산산조각 내 버리고 만 거예요.
장애 차별적인 상황이나 환경 속에서 지내는 일은 발도 떼기 힘든 찐득찐득한 진흙 속을 거니는 것과 같아요. 우리 사회에 장애 차별과 편견이 너무 깊이 스며 있는 바람에 장애 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자신의 행동이 장애 차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런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아름답고 선한 행동으로 포장하는 게 보통이에요. 자신의 그런 〈선한〉 행동을 다른 사람이 칭찬해 주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하지요.
요페트가 직접 두 눈으로 관찰한 것은 그 아이가 이 사회에서 배운 〈사실〉, 즉 시각장애인은 무능하다는 사실과는 분명 어긋나는 것이 틀림없어요. 관찰을 통해 알게 된 사실과 학습으로 배운 사실, 이 두 가지 사실이 서로 모순되면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래서 대개는 둘 중 하나는 버리면서 조화를 찾게 되지요. 이게 바로 인지부조화 이론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사람들 대부분은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요. 그런 잘못된 인식을 거부하는 일-지배 담론에 맞서는 일-이 너무 힘들고 더 많은 의식적인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요페트가 그런 잘못된 편견에서 벗어나길 원해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가장 규모가 큰 소수 집단이죠. 미국인 가운데 장애를 지닌 사람이 5천 7백만 이상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13억 이상이에요. 그러니까 기업들이 장애인을 염두에 두고 사업 구상을 하게 되면 거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거예요. 접근 장벽을 제거하는 것은 또한 고용주에게 재능 있는 집단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저는 테크놀로지가 장애를 지닌 사람과 비장애인과의 격차를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넷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 주고 있어서 앞으로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더 많이 취업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고 믿어요.”
장애인 인권 옹호를 위해 일하면서 저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인터넷 서비스, 온라인 비즈니스, 웹사이트, 앱 등 디지털 세상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에요. 그러면서도 저는,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평등을 위한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 이 사실을 매일 상기하고 있답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여러분, 반갑습니다! (박수) 백악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리고 하벤, 대단히 인상적인 소개를 그렇게 멋지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장애를 지닌 학생들이 당신처럼 세계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 것에도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자 여러분, 우리 모두 하벤에게 큰 박수를 보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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