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연결된 존재들과 같이 있는 한,
인생은 그나마 덜 가혹하며 그나마 견딜 만한 것이 된다.”
서로에게 더 나은 존재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 시대 2인 가족의 씩씩한 하루하루
인생에는 조금씩 결핍된 것들이 있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꼭 나에게도 있는 건 아니다. 삶에는 여러 형태가 있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산다. 1인 가구로 사는 사람, 마음으로 낳은 아이와 사는 사람, 동반자와 알콩달콩 사는 사람, 아픈 가족을 보살피는 사람,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을 키우며 사는 사람 등. 중요한 건 삶의 형태가 아니라, 살아가고 사랑하는 일 그 자체다.
꾸준한 글쓰기와 따뜻한 시선으로 SNS 독자들을 사로잡은 박산호 작가가 그린 이 시대 2인 가족의 이야기. 완벽하지 않은 여자와 아직 자라고 있는 여자 두 사람이 사람으로 함께 성장해나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늘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온기와 위로. 그것만으로 행복하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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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프롤로그_ 남들처럼 살지는 않습니다만
1. 완벽하지 않은 여자, 아직 자라고 있는 여자
카레에 닭고기는 좀 아닌 것 같아
행복에 교훈이 어디 있나요
엄마가 “예스”라고 말해주면
네가 부러울 때
그녀가 열광하는 숙주무침
서울의 차밍스쿨
그런 일이 하나쯤 있지
언제나 기대는 배반당하지만
쓰레기를 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게 어른
2.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잘못을 지적하고 싶을 때
운명 예정설
버리는 습관과 쟁이는 습관의 동거
팩트 전쟁
너는 네가 돼
우리 각자 어디선가 안녕하길
즐거운 우리 집
유리병 프로젝트
서로 다르게 흐르는 시간
나보다 더 내 인생을 걱정할 수 있겠어?
내 이름을 불러줘
닮지 않아서 고마울 때
3. 살아가고, 사랑하고
파이팅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사랑하려면 고양이처럼
나의 외로움을 걱정하는 너
아빠를 꼭 사랑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오늘은 좀 많이 먹었네
돈 앞에선 냉정하자
내 안의 올렌카
울고 싶을 때 어떻게 해?
세상이 키워준 아이
우리 둘의 리추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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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사는 이야기는 항상 옳다. 게다가 사십 대 여자와 십 대 여자의 폭풍 성장 동거 이야기라니! 일단 신도시, 사춘기 소녀와 스릴러 번역가, 쿨한 고양이라는 조합만으로도 장르적으로 완벽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이 책에는 까다로운 SNS 독자들을 열광시킨 일상 기록자로서 박산호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박산호는 딸에게 ”사랑하는 딸, 너는 네가 되렴"이라고 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런 말이 들리는 것 같다. “사랑하는 엄마, 엄마도 그냥 자신이 되세요.” 고맙다, 그들이 이 시대 2인 가족의 명랑한 풍속화를 그려줘서!
- 김지수 / <조선비즈> 기자,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저자
용기 있게 시행하고 담백하게 착오를 인정하며 시행착오들을 통해 점점 넓고 깊은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 그래서 타인의 시행착오들을 기다려줄 줄 아는 사람. 그 힘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 힘을 주고받으며 함께 걷는 관계란 얼마나 눈부신지, 이 책이 들려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너무 소중해서 제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읽었다. 이 책이 일으켜 세운 마음으로 또 몇 년 잘 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서로를 지켜내며.
- 김혼비 /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아무튼 술]저자
내가 자상한 아들과의 동거에 익숙하다면, 이쪽은 시크한 딸과 벌이는 알콩달콩한 생활이다. 때로 더 살벌하고, 가끔은 훨씬 애틋하다. 립스틱과 티셔츠를 같이 입는 인생 친구라니, 딸 없는 사람은 서러워 살겠나. 내가 맛보지 못한 모녀지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영락없이 그이와 나는 아이 덕을 보며 훨씬 성숙해진 양육자라는 사실이다.
- 이영미 / [마녀체력][마녀엄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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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살지는 않습니다만, 충분합니다”
까다로운 SNS 독자들을 열광시킨 일상 기록자 박산호 에세이
김지수, 김혼비, 이영미 추천
# 우리 모두는 결국 다 다른 삶을 산다
‘결혼은 안 해도, 아이는 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3명은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최근 조사 결과가 있다. 이런 생각과 함께 삶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2020년 11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가구원수 비율은 1인 가구 30.2%, 2인 가구 27.8%, 3인 가구 20.7%, 4인 가구 이상 21.2%이다. 4인 가구가 45% 이상 차지하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다양한 가구의 형태들이 존재한다.
이토록 삶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시대에,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지지고 볶는 가족으로 살거나, 부모와 자식의 이름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가족이기 이전에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지지하는 삶을 살아가는 2인 가족의 명랑한 동거기이다.
#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살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에 대해
꾸준한 글쓰기와 따뜻한 시선으로 SNS 독자들을 사로잡은 박산호 작가가 그린 이 시대 2인 가족의 이야기. 잔혹한 스릴러를 번역하지만 허당인 어른 여자와 더없이 쿨하고 솔직하게 할 말 다하는 사춘기 여자가 그려내는 일상의 풍경들이 담겨 있다. 인간은 결국 혼자이지만, 신기하게도 어떻게든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를 통해 결국 어떤 누구와도 애정과 신뢰로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때, 그때만이, 도리어 ‘오로지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함께 하기에 더욱 ‘나답게’ 살 수 있는 관계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오늘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온기와 위로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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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내가 지금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좀 황당하고 어이없겠지만 실망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픽 웃을 것 같다. ‘생각보다 잘 살고 있는걸. 보기 좋아’라고 하면서. 내가 바랐던 가족은 세상이 바라는 가족, 즉 세상이 기대하는 형태였다.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들이 있는 가족.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설사 가족 간 살인이 벌어지더라도 집안일이라는 이유로 보호해주는 가족. 그것만이 정상이자 표준이자 평범이라고 못 박은 가족. 그래서 홀로 설 때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했다.
_ 「프롤로그_ 남들처럼 살지는 않습니다만」 중에서
릴리는 냉정하게 대답했다. “카레에 닭고기는 좀 아닌 것 같아.” 느닷없이 왈칵 서러워졌다. “아니, 왜? 너 카레 좋아하잖아. 닭고기는 없어서 못 먹고.” “내가 닭고기는 좋아하지만 카레는 안 좋아해. 거기다 카레에 들어간 닭고기는 정말 별로야.” “뭐, 뭐라고? 너 카레 좋아했잖아!” “그건 내가 초딩 때였잖아. 나 이제 고3이야.”
_ 「카레에 닭고기는 좀 아닌 것 같아」 중에서
그렇게 따박따박 대꾸하고 식탁에서 일어난 릴리의 뒷모습을 보니 영화 <벌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주인공인 은희가 좋다며 수줍게 따라다니던 일 년 후배가 갑자기 그녀를 외면한다. 은희는 그 변심을 이해할 수 없어 섭섭한 마음에 후배를 불러내서 따진다. 후배는 이렇게 말한다. “언니, 그건 지난 학기잖아요.”
너무 잘 쓰려고 스스로를 달달 볶지 말고 그냥 쓰레기를 쓰자고 생각하기로 했단다. 그러자 큰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쓰레기를 쓰자”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먹구름 사이로 한 줄기 광명이 비치는 것 같았다. 그래, 나만 힘든 게 아니었어. 거기다 내가 전업 작가도 아니고 번역가로 쓰는 글인데 왜 그리 잘 써야 한다고 안달했을까.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글도 아닌데 고뇌하지 말고 평소 쓰던 대로 쓰레기를 쓰고 나서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면 될 것을.
_ 「쓰레기를 쓰자」 중에서
“가고 싶으면 가면 되지.” 종이 기저귀조차 마음 편히 사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쪼들려서 엄마가 시장에서 끊어 온 천으로 기저귀를 만들어 쓰던 때였다. 아무튼 우리 형편에 유럽여행이란 터무니없는 사치이자 허세였다. 무엇보다 갓난아기인 릴리를 데리고 어딜 간단 말인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다시 텔레비전으로 얼굴을 돌리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갈 수 있다. 가겠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가게 돼 있어.”
_ 「엄마가 “예스”라고 말해주면」 중에서
“정말 아빠는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 느닷없이 릴리가 폭탄을 투척했다. 간만에 큰마음 먹고 네 토막에 만 원이나 하는 갈치를 사서 심혈을 기울여 구운 어느 날 아침이었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면서 뽀얗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꿈의 갈치가 아니라, 긴 뼈에 앙상하게 달라붙은 초라한 살을 바르느라 여념이 없던 나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잠깐, 우리가 릴리 아빠(그러니까 나의 전남편) 이야기를 하고 있었나?’ _ 「아빠를 꼭 사랑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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