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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책과강연

책소개

밥이 되는 책이 있어요.

이 책을 기획할 당시 유난히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 삼각 김밥을 들고선 사람들이 눈에 띄더군요. 한번은 강변 역 플랫폼에서 식은 김밥을 먹는 남자에게서 외로움을 보았습니다. 그때, 생각했어요, 외로움은 감정일 때보다 눈앞에 드러날 때 더 시린 거구나 하고요.

먹는 게 대수냐고,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지만, 전 생각을 좀 달리합니다. 먹는 건,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니까요. ‘밥’엔 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성분이 있어요. 그리움, 정, 지난 사랑의 기억들이죠.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게 맞아요. 영양도 있어야겠지만, 영혼을 살찌우는 게 더 중요할지 몰라요. 질 좋은 ‘밥’에는 영혼을 살찌우는 재료들이 들어있죠. 엄마, 아빠, 동생, 누나, 형, 친구들이 그 재료들이고요.

밥이 되는 책이 있어요. 집을 떠나 격리된 밤을 보내는 이들에게 이 책이 갓 지은 밥처럼 그들의 밤을 뜨겁게 데워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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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 1 장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구수한 그리움을 한가득, 된장찌개 17
흔하지만 특별한 한입, 김밥 23
따뜻한 한 그릇의 위로, 열무 시래기 된장국2 8
수확에 대한 감사를 담아, 송편 3 4
쫄깃하게 삶긴 야무진 영양덩어리, 꼬막무침 3 8
찰진 오징어의 탱탱함, 갑오징어 무침 4 3
소중했던 풋사랑의 기억, 떡갈비 46
염원을 담아 정성껏 지어낸, 대보름의 오곡밥 5 2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엄마표 치킨5 7
변화무쌍 단골손님, 멸치 밑반찬 65
뜨거운 그리움, 순두부찌개 69
추억의 도시락반찬, 검은콩장과 계란말이 72
바다내음을 고스란히 간직한, 파래무침 75
크리스마스의 추억, 초코칩쿠키 77
달콤한 행복 한 조각, 사과파이 8 3
완벽한 조화를 꿈꾸며, 소고기 채끝살 구이 8 7

제 2 장 그 계절이 오면
두 가지 향의 봄, 냉이 된장국과 쑥 된장국9 8
톡 쏘는 향기의 맛, 취나물 1 02
갯벌 속의 보석, 조개탕과 재첩국 1 05
진득한 뿌리내림의 미학, 달래무침 111
여름밤 더위를 날리는, 열무국수 116
가을 바다, 가을 새우 120
뜨거운 사랑, 동지팥죽 127
눈 오는 바다의 비릿한 향이 살아있는, 매생이국1 33
낯선 곳에서의 뜨거움, 뱅쇼 136
한겨울 밤의 달콤함, 고구마 맛탕 1 39
제 3 장 두고두고 오랫동안
행복한 기다림, 간장게장 145
든든한 지원군, 북어 장아찌와 통마늘 장아찌 1 51
엄마가 그리운 날, 낙지젓갈무침 155
할머니의 빨간 손, 김장김치 157
열매가 익어가는 시간, 우메보시 161
잠시도 허기지지 않도록, 약밥 169
즐거운 요리놀이, 타이풍 춘권 173

제 4 장 가볍지만 특별한 한 끼
마음이 허기진 날, 우동 한 그릇1 79
고정관념을 깨다, 빨간 자장면 183
일요일의 브런치, 에그 베네딕트 187
밥 위에 얹어진 일품요리,
유산슬 덮밥과 스테이크 덮밥 190
자투리 소고기의 변신,
소고기 버섯초밥과 소고기 카레우동 196
쓰린 속을 달래주는, 북어 콩나물 해장국 2 00
마음에 내린 비, 해물 수제비 2 03
부드러운 한 입, 북어죽 207
스트레스를 날리는, 매운 어묵탕 213
말캉짭조름, 궁중떡볶이 216
세상에서 가장 맛있던, 스파게티 220
새로운 배움의 시간, 소고기 탕수육 2 25
우리집 베이커리, 단호박 마블케이크와 허브 마늘빵 2 27
상큼한 별미, 훈제연어 샐러드 231
진득하고 풍성한 맛, 무화과 샐러드 2 36

제 5 장 응원이 필요한 날에는
힘찬 기운 충전, 낙지 연포탕 2 43
땅의 기운을 한껏 품은, 죽순 반찬2 46
한여름 더위를 이기게 해주는, 장어탕 2 51
설레는 첫 경험을 선물한, 문어 2 54
조용한 위로, 된장 삼겹살구이 262
한데 어우러져 먹어야 제맛, 닭볶음탕 2 67
집으로 돌아오는 날, 하우스 카레와 된장국 2 72
알싸한 매력 한 접시, 마파두부 2 77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피망잡채 282
보드랍고 바삭한, 치킨너겟 289

제 6 장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엄마의 음식
큰딸이 기억하는 엄마의 음식 2 93
작은딸이 기억하는 엄마의 음식 299
막내아들이 기억하는 엄마의 음식 305

부록 : 책 속 양념 레시피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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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밥은 먹고 다니니”

‘밥’, 이 한 글자 안에는 참 복잡한 감정들이 섞여 있다. 요즘 같이 풍족한 시절에 굶고 살 것 같아, ‘밥 안부’를 묻는 게 아니다.

‘잘 사니’ ‘오늘 기분은 좀 어떠니’ ‘아픈 덴 없니’ ‘갑자기 네 생각이 난다’ ‘그립다’ ‘보고 싶다’

넘치는 마음들을 꾹꾹 눌러 밥공기 크기만큼 작아진 엄마의 말.
“밥은 먹고 다니니” 그 안에 서린 노심초사를 아이도 안다. 알면서 서로 모른 척 넘어가야 할 말들이 있잖은가.

‘밥’, 허기진 밤을 끌어안고 잠들 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글로라도 짓자 싶어 맑은 원고지 한 장 밥상 위에 펼쳤다. 한 톨, 한 톨 밥알을 씻듯 글을 썼다. 마른 밥에 컵라면으로 대충 때웠을 저녁일지라도 마음만은 허기지지 말았으면.

<책과강연>의 신간도서 [밥을 짓읍니다]가 11월 2일 출간된다. 이 책은 박정윤 작가의 두 번째 작품으로서 그녀는 ‘밥’이라는 글자에는 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성분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정(情), 행복, 사랑, 그리움이다. 이 감정들을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해주는 것에 그녀는 행복을 느낀다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밥이 되는 책이 있어요. 집을 떠나 격리된 밤을 보내는 이들에게 이 책이 갓 지은 밥처럼 그들의 밤을 뜨겁게 데워줬으면 좋겠어요.” 라고 전했다.

총 6장 6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밥을 짓읍니다]는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엄마의 마음으로 만들어간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와 레시피로 이루어진 에세이다. 에피소드 마지막에는 그녀의 자녀들이 엄마에게 쓰는 편지글이 함께 수록되어있어 독자로 하여금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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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었던 날이 따뜻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그 시간과 그 공간의 기억을 마음에 함께 담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음으로 삶과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음식을 했다. 음식에 담은 마음을 가슴에 담아 부디 따뜻함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우리가 함께 했던 순간이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겨져 있을 것이다.
《헌사 中》

그는 어디로 갈지 갈피를 못 잡고 골목에 멍하니 서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복잡한 마음을 겨우 추스르고 쓰러지듯 앉았다. 손님의 기분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주인 할머니는 낡은 테이블 위에다 된장찌개가 담긴 냄비를 조심성 없이 내려놓았다. 된장찌개가 냄비에 가득 담긴 것을 보면서 다른 때 같았으면 후한 인심에 감사했을 텐데 그날은 후회가 되었다. 좀 더 괜찮아 보이는 곳을 찾아 들어갔다면 초라한 기분이 덜했을 텐데. 수저를 들어 된장찌개를 한술 떠먹었다. 그는 처량하고 애처로운 마음을 찌개에 적셔서 먹고 또 먹었다. 수저를 들어 올릴
때마다 두부, 호박, 양파, 고추, 대파가 모습을 드러냈다. 된장이며 두부며 호박이며 양파며 고추며 대파도 본디 제가 있던 곳이 있었을 텐데 그곳을 떠나와 한 그릇 안에서 만나 서로 엉켜 있는 것 같았다. 사람과의 만남도 된장찌개 안의 그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운명과 같은 만남으로 각자 다른 삶을 살던 사람들이 서로의 삶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서로 엉키고 엉켜서 더 이상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이 된다.
《구수한 그리움을 한가득, 된장찌개 中》

어느 해 겨울 동짓날 밤은 할머니 집 너른 마당에 소리 없이 새색시처럼 하얀 눈이 검은 밤 위로 한 겹씩 쌓이고 있었다. 문밖에 소복하게 쌓이고 있는 눈의 하얀 냄새가 방 문틈으로 스며들어왔다. 깊은 밤만큼 깊은 잠결에도 그 냄새와 옅은 바람은 차갑지 않고 오히려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졌었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쌓이던 눈이 그칠 즈음 아무도 지나지 않은 눈 위를 맨 처음 뽀드득 소리를 내며 밟고 오는 사람은 아버지였다.
검은 밤을 훤히 비추고 있는 것은 마당에 한 뼘 만큼 쌓인 흰 눈이었다.
그렇게 하얀 눈이 비추는 길을 길잡이 삼아 늦은 밤을 걸어오셨던 아버지
《뜨거운 사랑, 동지 팥죽 中》

“살 것 같아.”
맛있게 먹고 있는 딸을 바라보고 마주 앉아 있는 순간이 뜨겁고 매운 어묵탕 같았다. 너무 매우면 눈이 따가워서 눈물이 찔끔 날 때처럼 가슴 밑에서부터 목구멍이 뜨거워졌다. 지쳐서 기운 없이 돌아온 딸이 매운 어묵탕을 맛있게 먹고 잃어버린 기운을 찾아 다음 날은 힘찬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기를 바랐다. 늦은 밤 엄마의 수고는 수고가 아닌 기쁨이며 보람이었다는 것을,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힘들고 지치는 많은 날들에는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이 있어서 몸도 마음도 빵빵하게 부풀었던 시간을 떠올리며 기운이 북돋기를.
《스트레스를 날리는, 매운 어묵탕 中》

사람의 몸도 마음도 너무 지나치게 자극을 많이 받으면 쓰리고 아프다. 쓰리고 아픈 몸과 마음이 다시 회복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죽을 또 끓여 먹여야 될 것 같다.
《말캉짭조름, 궁중떡볶이 中》

지금보다 더 엄마의 음식을 못 먹게 되더라도 늘 엄마를 생각하고 엄마의 음식을 그리워할 것이다. 엄마에게서 나던 음식냄새가 두고두고 엄마 품처럼 그리울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늘 이야기하듯이 그 순간이 우리에게도 기억으로 남아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 엄마에게 세상의 모든 따뜻함을 안겨주고 싶다. 아픈 시간은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예쁜 우리 엄마 얼굴에 눈물보다는 웃음이 꽃처럼 피어났으면 좋겠다.
《막내아들이 기억하는 엄마의 음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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