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철학, 사회학의 관점을 통해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입체적으로 대답하는 책이다. ‘과학’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시작해 최근 이슈까지, 과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조망하는 교양과학 입문서이다. 과학혁명의 진행 과정을 역사적으로 되짚어 보는 ‘과학사’, 과학이라는 지적활동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과학철학, 20세기 이후 큰 의미를 지니게 된 과학과 사회의 관계, 혹은 과학자의 연구개발에 관한 윤리 규범을 논하는 과학사회학이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다채로운 과학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들여다보도록 도와준다.
역사와 철학, 사회학이라는 세 가지 기둥으로 이루어진 책을 읽다보면 과학의 중요사건과 인물이 시간 순에 따라 한눈에 파악되면서 과학철학과 과학사회학이 발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과학사의 중요사건을 디딤돌 삼아 풍성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가운데, 그 사건이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자세하게 짚어줌으로서 과학과 세상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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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4
1부 과학사
1장 ‘과학’이라는 말
1. 지식에서 과학으로 / 2. ‘과학’이라는 말 / 3. 과학자의 등장
2장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
1. 고대 그리스의 우주론 / 2. 고대 천문학의 중심 원리 / 3. 고대 운동론의 중심 원리
3장 과학혁명 Ⅰ: 코스모스의 붕괴
1. 12세기 르네상스 / 2. 우주론 전환: 코페르니쿠스 / 3. ‘원의 마력’에서 벗어나다: 케플러
4장 과학혁명 Ⅱ: 자연의 수학화
1. 우주라는 책 / 2. 갈릴레이의 운동론: 논증과 실험 / 3. 하늘과 땅의 통일: 뉴턴
5장 과학혁명 Ⅲ: 기계론적 자연관
1. 유기체적 자연관과 실체적 형상 / 2. 데카르트의 물심 이원론 / 3. 심신 문제와 마음의 철학
6장 과학의 제도화
1. 근대과학과 대학의 성립 / 2. 자유학예와 기계기술 / 3. 제2차 과학혁명
2부 과학철학
7장 과학의 방법
1. 학문의 방법: 연역법과 귀납법 / 2. 근대과학의 방법: 가설연역법 / 3. 발견의 논리
8장 과학의 위기
1. 결정론적 자연관: 라플라스의 악마 / 2. 수학의 위기 / 칼럼: 러셀의 역설 / 3. 물리학의 위기
9장 논리실증주의와 통일과학
1. 논리학혁명 / 2. 의미의 검증 이론 / 3. 통일과학
10장 비판적 합리주의와 반증 가능성
1. 반증주의 / 2. 반증 가능성과 경계 설정 / 3. 진화론적 인식론
11장 지식의 전체론과 결정적 실험
1. 경험주의의 두 가지 원리 / 2. 결정적 실험의 불가능성: 뒤앙-카인 명제 / 3. 실용주의 과학론
12장 패러다임론과 공약 불가능성
1. 쿤의 문제 제기/ 2. 패러다임 논쟁 / 3. 러커토시의 연구 프로그램론
3부 과학사회학
13장 과학사회학의 전개
1. 과학사회학의 성립/ 2. 과학지식사회학) / 3. 과학전쟁
14장 과학의 변모와 과학기술혁명
1. ‘과학기술’이라는 말 / 2. 과학기술혁명 / 3. 과학의 변모와 재정의
15장 과학기술의 윤리
1. 지구 환경 문제 / 2. 과학기술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 / 3. 과학기술과 공공성
부록: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과학기술과 인간
1. 신화의 붕괴 / 2. 트랜스 사이언스와 리스크 사회/ 3.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맺음말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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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꿔왔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
역사, 철학, 사회학을 관통하며 입체적으로 보는 교양과학 입문서
일본과학철학의 일인자가 역사, 철학, 사회학의 관점을 통해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입체적으로 대답하는 책이다. ‘과학’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시작해 최근 이슈까지, 과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조망하는 교양과학 입문서이다. 과학혁명의 진행 과정을 역사적으로 되짚어 보는 ‘과학사(History of Science)’, 과학이라는 지적활동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과학철학(philosophy of science), 20세기 이후 큰 의미를 지니게 된 과학과 사회의 관계, 혹은 과학자의 연구개발에 관한 윤리 규범을 논하는 과학사회학(Sociology of Science)이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다채로운 과학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들여다보도록 도와준다.
역사와 철학, 사회학이라는 세 가지 기둥으로 이루어진 책을 읽다보면 과학의 중요사건과 인물이 시간 순에 따라 한눈에 파악되면서 과학철학과 과학사회학이 발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과학사의 중요사건을 디딤돌 삼아 풍성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가운데, 그 사건이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자세하게 짚어줌으로서 과학과 세상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중요한 내용은 모두 다루면서도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고,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명료해서 술술 읽힌다. 과학에 지식이 있는 이에게는 기존 지식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좋고, 초심자에게는 꼭 알아야 할 기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좀 더 입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과학을 알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한다.
“만약 이제까지 과학이 재미없었다면,
그건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채로운 과학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1장~6장) 과학사에서는 17세기에 일어난 ‘과학혁명’에 초점을 맞춰 고대와 중세를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을 극복하면서 어떤 식으로 근대과학이 탄생했는지 살펴본다. ‘과학’이라는 용어의 어원을 유추하는 것부터 시작해 코스모스의 붕괴, 자연의 수학화, 기계론적 자연관을 낳은 과학혁명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주요 과학자와 사건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19세기 들어 과학자가 하나의 사회계층을 이루고, ‘과학의 제도화’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레 2부 과학철학으로 넘어간다.
2부(7장~12장)에서는 근대과학의 방법론과 이론적 구조를 과학철학의 관점에서 해명한다. 특히 20세기에 등장한 과학철학의 여러 사조 간에 벌어진 치열한 논쟁을 되돌아보며 과학이라는 지적 활동의 본성을 밝힌다. 연역법, 귀납법, 가설연역법과 같은 인식론적 방법론이 과학에 기여한 역할을 되짚으며, 이 과정에서 나타난 논리실증주의와 비판적 합리주의, 콰인의 지식 전체론과 쿤의 패러다임론을 통해 과학이라는 지적 활동의 본성과 과학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이 필요하게 된 역사적 맥락을 밝힌다.
3부(13장~15장 및 보충하는 장)에서는 19세기 이후 과학과 기술이 결합하여 ‘과학기술’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과학사회학의 관점으로 살펴본다. 과학이 사회 시스템에 편입됨으로써 필연적으로 ‘사회적 실천’이라는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과학기술 첨단화와 사회적 리스크의 증가가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에 근거하여 과학기술에 요구되는 ‘윤리’와 ‘사회적 설명 책임’을 현대적인 시점으로 살펴본다.
이렇듯 이 책은 과학을 역사, 철학, 사회학의 세 가지 관점으로 고찰함으로써 근대과학의 ‘성립’, ‘방법적 특징’, ‘과학기술과 사회의 이상적인 관계’를 알아보고 부록으로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현실의 예를 통해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은 무엇을 바꾸었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명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이제까지 과학자는 세상의 진리를 밝히는 데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이다.”
우리에게 과학은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에게는 중고교 정규과정 중 무조건 외워야 하는 과목이었거나, 수능을 위해 마지못해 배워야하는 교과였을 수도 있다. 또는 우리의 실질적 삶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추상적인 세계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거나, 실험실에서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과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우리의 삶을 바꿔왔고, 바꿔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과학을 알아야 하는가?
오늘날의 과학은 기술과 결합하면서 환경 파괴, 유전자 조작, 뇌사 장기이식, 원자력 발전소 사고 등 현대사회에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환경문제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과학기술자의 윤리규범 및 과학·기술·사회의 상호관계를 근본부터 되묻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자발적인 규제 움직임도 일었다. 오늘날 과학기술이 초래하는 사회적 영향은 과학자 개인으로써 지켜야 할 직업윤리의 범위를 넘어선다. 때문에 과학기술의 윤리 문제는 과학자뿐 아니라 비전문가를 포함해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여러 각도에서 해석하는 일에만 열중해왔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 문장의 ‘철학자’ 대신에 ‘과학자’ 혹은 ‘과학’을 넣어야 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이것이 곧 우리가 과학인문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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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갈릴레이나 뉴턴, 아인슈타인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갈릴레이와 뉴턴은 과학자가 아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살았던 17세기 유럽에는 ‘과학자’에 해당하는 말이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그들은 자연철학자였다. 실제로 갈릴레이는 자신의 연구 분야를 ‘철학’이라 불렀으며, 뉴턴의 주요 저서는 프린키피아라고도 불리는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다. 그들이 활약한 시대에는 아직 과학의 전문화·분화가 시작되지 않았으며, 당시의 과학 연구는 넓은 의미로 보면 철학의 일부였다. 따라서 다소 기묘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17세기 과학혁명은 과학자가 아닌 철학자가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12세기 르네상스에서는 그리스 과학뿐만 아니라 당시 절정에 달했던 아랍의 과학 지식도 유럽에 전해졌다. 아랍의 과학이라고 하면 우리와는 무관한 것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지금도 그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우리가 늘 사용하는 아라비아숫자(1, 2, 3…)가 대표적이고, 인도에서 아랍을 거쳐 서구로 전해진 위치 기수법도 있다. 로마 숫자(I, II, III…)로 사칙연산을 한다면 얼마나 번거롭겠는가. 시계 문자판이나 각도 단위에 쓰이는 60진법도 아랍(바빌로니아)에서 유래한 것이다. 대수학과 알고리즘 등의 수학 용어뿐만 아니라 알코올, 알칼리, 알데하이드 등의 화학 용어에도 아랍어의 정관사 ‘al’이 붙어있다. 이를 통해 아랍에서 유래한 말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랍과학의 유산은 현대과학 지식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근대과학은 3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12세기 르네상스를 통해 그리스 과학의 논증 정신과 아랍 과학의 실험 정신이 합쳐져서 형성됐다. 이는 연역법에 바탕을 둔 논증과학과 귀납법에 바탕을 둔 실험과학의 결합, 또는 합리적 방법과 경험적 방법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과학의 방법론은 그 두 가지가 통합된 ‘가설연역법’이다. 가설연역법이란 먼저 미지의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따라 관찰할 수 있는 결론을 끌어내며, 그 결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진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제기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과학은 합리적으로 발전한다’라는 널리 받아들여진 통념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결과 쿤은 “과학을 독특한 방법으로 속박된 단일 조직체의 활동으로 보는 관점을 폐기한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것은 비합리주의도 상대주의도 아니며, 과학의 다원주의라고 볼 수 있는 생각이다. 동시에 이는 과학을 비인격적인 알고리즘이 아니라 역사적·사회적 문맥 속에 놓인 과학자 공동체가 이루어내는 사회적 실천으로 바라보는 일이었다. 패러다임론의 영향을 받은 젊은 연구자들이 그 후 과학사회학과 과학기술사회론으로 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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