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와의 교신은 나의 현실관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정체성을 강화해주었다. 인간은 시간과 질병, 부패의 노예이며 통제 불가능한 파괴 본능에 붙들려 산다는 시각은 더 이상 나를 구속할 수 없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스스로가 운명의 주인임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잠재적으로 만들어놓은 틀에 더 이상 갇혀 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걱정과 두려움에서 완전히 해방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기 힘으로 자신과 환경을 변화시킬 자유를 갖고, 스스로 주변 환경을 만들며 거기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나는 우리가 지금도 그렇고, 사후에도 스스로 자신의 현실을 만들어갈 것임을 믿는다.
교신을 시작할 당시에는 관련 저서를 거의 읽어본 적이 없어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러다 우리는 세스의 메시지 중에는 수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비의적인 문서상의 개념들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세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우리는 일부 결정적인 분야에서 세스의 사상이 형이상학계나 심령학계의 일반적인 사상과 뚜렷이 구별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했다.
이를테면 세스는 그리스도 영혼의 정통성을 인정하면서도 역사적인 그리스도의 존재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또한 윤회를 사실로 취급하면서도 기존의 시간관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유지하고, 그것을 ‘동시적인’ 시간관과 융합시켰다. 그리고 전생을 전체적인 발전의 자그마한 일부분으로 보며, 다른 중요한 삶들이 비육체적인 차원에서 동시에 전개된다고 보았다.
‘물질’이란 주제를 제일 먼저 다루는 이유는 세스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세스는 우리가 마치 숨을 쉬듯 자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물질 우주를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물질 우주는 우리가 언젠가는 탈출해야 할 감옥이라거나 탈출 불가능한 사형 집행장이 아니다. 우리는 3차원의 현실에서 작용하며,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육체적 물질을 만든다.
육체적 물질은 우리 자신의 욕망을 위해 만들고 조형할 수 있는 플라스틱과 같다. 의식은 한번 쏟아부으면 변화가 불가능한 콘크리트가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의 관념을 물질적 현실에 투사하고 있다. 육체는 자신에 대한 생각들이 물질화된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모두 창조자이며 이 세상은 합동 창조물이다. 우리는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상황을 만들고, 거기에 반응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린 시절 환경이나 성장 배경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리라고 믿지 않는 이상 말이다.
“우리가 육체를 버리면 어디로 갑니까?”
─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갑니다. 평상시에도 각성 의식이 수면 상태로 가라앉을 때, 여러분은 다른 차원을 여행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다른 차원들을 경험하고 있죠. 지금도 여러분은 자신의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죽음 이후엔 자신이 미리 닦아놓은 길을 가는 것이죠. 개인에 따라 다양한 훈련 기간을 거칩니다. 그곳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선 현실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죠. 물질적 현실 속에서 여러분은 자신의 사념이 바로 현실이며, 스스로 현실을 창조한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그러다 세상을 떠난 후에는 그때까지 얻은 지식에 집중하죠. 그런 상태에서도 스스로 현실을 창조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다시 지상에 돌아와 자신의 내적 현실이 객관화된 결과를 거듭 경험합니다. 여러분은 그 사실을 터득할 때까지 스스로 공부해야 하죠.
“세스는 모든 시간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삶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윤회전생을 얘기할 수 있는 거죠? 두 시각은 전혀 어울릴 수 없다고요.”
─ 당신의 시간관은 잘못된 것입니다. 당신의 시간은 육체적 감각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죠. 감각들은 특정한 관점에서 행위를 인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렇게 인식한 행위가 행위의 본질은 아니죠. 육체적 감각은 한 번에 아주 조금씩만 현실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겐 한순간이 존재했다가 사라지고, 다시 다음 순간이 왔다가 또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하지만 우주의 모든 것은 동시에 존재하죠. 문장의 첫 번째 단어가 울려 퍼지는 사이에 마지막 단어도 이미 발성된 상태입니다. 왜냐하면 시작이란 없기 때문이죠. 문장의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육체적 감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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