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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대에서 인생을 배웠다

고성균
포르체

책속에서

어느 사회에서나 상하 소통은 대단히 어렵다. 특히 명령과 복종이 기본인 군대는 철저하게 계급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이다. 나의 생도 때 메모장을 보면 “하급자의 건의 사항이 확실히 전달되고 있는가 확인하라.”, “하급자의 의견을 무시하지 말
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생도 시절부터 하의상달(下意上達)이 어렵다는 것을 직접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군 생활하는 동안에도 일방적으로 훈수를 두기보다 항상 부하들과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사단장으로서 병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녀시대나 에프엑스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래를 듣고 외워보기도 했다.
- 프롤로그: 군대 이야기는 곧, 나의 인생 이야기다

무대에서 빛나는 스타의 한순간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스태프들이 있는 것처럼, 육군 최고의 부소대장 덕분에 부사관 역할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로지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당시 부소대장을 생각하면 늘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조력에 대해 새삼 되새기게 된다. 소대장이 빛나는 순간에는 항상 부소대장이 있었듯, 혼자서 빛날 수 있는 별은 없다.
- 혼자 빛날 수 있는 별은 없다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세상에는 ‘나와 너(I-You)’의 관계와 ‘나와 그것(I-It)’의 관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나와 그것’의관계는 상대를 비인격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일시적이고 기계적인 관계인 반면, ‘나와 너’의 관계는 서로가 인격적으로 마주하는 관계이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와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너’의 유일무이한 관계가 싹트는 것이다.
- 대대장 부임 후 제일 먼저 했던 일

한번 뱉은 말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상급자든 하급자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빠르게 시정하고 “미안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사단장님의 사과는 스스로가 뱉은 말을 책임지되, 필요할 때는 이미 한 말이라도 빠르게 주워 담아 사과할 줄 아는 태도를 일깨워 주셨다. 말 한마디는 천금처럼 무겁지만, 이를 올바르게 고칠 줄 아는 태도는 만금처럼 귀중하다.
- “네 말이 맞다.”가 준 감동

종종 부정부패와 관련된 뉴스나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정확한 현상 파악을 바탕으로 법과 규정에 의해 처리하여 문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런 일을 다룰 때는 무엇이 진실인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파헤친다면 진실은 끝내 밝혀지고, 반드시 정의가 승리한다고 나는 지금까지도 믿고 있다.
-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살지만, 내 잘못이 아닌데 억울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일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되, 납득할 수 있는 사유 없이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권력을 남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권력을 가진 사람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이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을 인지하고 그 몫을 합당하게 해내는 것이 각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길이다.
- 우리에겐 각자 몫의 책임이 있다

일함에 있어서 기존 틀에서 답이 안 나올 땐 과감하게 그 틀을 깨고 나가서 바깥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물론 매번 틀을 깰 수는 없겠지만, 그런 기회가 왔을 때라도 관련 법규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당장 법에 저촉되거나 어마어마한 예산이 드는 게 아니라면 조금씩이라도 고쳐나가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도록 보장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범도 결국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 때로는 규범 바깥에 답이 있다

지뢰밭에 발을 들이려는 순간에 육사 교정에 있는 호국비에 적힌 글귀가 떠올랐다. ‘내 생명 조국을 위해!’ 그렇다.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다는 생각으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지금 누군가는 이 지뢰밭에 들어가야 했고, 그 사람이 나였을 뿐이다. 설령 무슨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것이 ‘내 생명 조국을 위해’라는 사생관(死生觀)에 맞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니 확신과 용기가 생겼다.
- 지뢰밭 한가운데서 어떤 사생관을 가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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