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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헬레나 헌트
마음산책

책소개

마음산책 열세 번째 말 시리즈. 법률가로서 평생 여성과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온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상과 신념이 담긴 법정 의견서와 언론 매체, 강연, 포럼 등에서 했던 말을 총 망라해 긴즈버그 언어의 정수를 담았다. 책 말미의 「연보 및 주요 사건」은 긴즈버그가 참여한 법정 사건들을 연도별로 자세히 수록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1970년대부터 긴즈버그는 법률가로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와 협력해 여성 인권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히 젠더 차별과 관련한 소송 사건들을 맡아 판례를 바꿔나가는 전략으로 차별을 크게 개선해 나간다. 연방대법관에 오른 후에는 남성 입학생만 받던 버지니아군사대학교에 여성이 지원할 기회를 최초로 여는 판결을 내리고(연방정부 대 버지니아 사건) 남성 동료보다 임금이 적었던 여성 노동자를 위해 반대 의견을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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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 헬레나 헌트



법과 헌법
변호사와 판사 그리고 법률 업무
대법원
여성과 법

시민의 자유 – 자유롭게 너와 내가 되자

미국의 권리와 가치
법 앞에 평등한 정의
여성 인권 운동의 역사
여성의 권리
생식권

나의 인생

긴 생의 기억들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다른 영향들
삶의 교훈들

옮긴이의 말
해제 | 이다혜(<씨네21> 기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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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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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국일보: 한국일보 2020년 1월 9일자 '새책'
경향신문: 경향신문 2020년 1월 10일자 '새책'
조선일보: 조선일보 2020년 1월 11일자
한겨레 신문: 한겨레 신문 2020년 1월 10일자
국민일보: 국민일보 2020년 1월 9일자 '200자 읽기'
세계일보: 세계일보 2020년 1월 11일자
서울신문: 서울신문 2020년 1월 10일자
중앙SUNDAY: 중앙SUNDAY 2020년 1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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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소수 의견으로 차별에 맞선 미국 진보의 상징
세상을 바꾼 역대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


적어도 사회 인적자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마치 한 번에 한 명씩 무대에 서는 공연자들처럼 고위직에 올라가는 시대의 종말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나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993년 6월 14일, 대법관 지명 수락 연설(54쪽에서)

1993년 미국 백악관 로즈 가든.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수락 연설로 두 번째 여성 대법관 탄생의 의의를 밝힌다. 1981년 샌드라 데이 오코너가 여성 대법관으로 처음 지명된 후 역대 두 번째로 긴즈버그가 대법관에 오른 것이다.
마음산책 열세 번째 말 시리즈 『긴즈버그의 말』은 법률가로서 평생 여성과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온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상과 신념이 담긴 법정 의견서와 언론 매체, 강연, 포럼 등에서 했던 말을 총 망라해 긴즈버그 언어의 정수를 담았다. 책 말미의 「연보 및 주요 사건」은 긴즈버그가 참여한 법정 사건들을 연도별로 자세히 수록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1970년대부터 긴즈버그는 법률가로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와 협력해 여성 인권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히 젠더 차별과 관련한 소송 사건들을 맡아 판례를 바꿔나가는 전략으로 차별을 크게 개선해 나간다. 연방대법관에 오른 후에는 남성 입학생만 받던 버지니아군사대학교에 여성이 지원할 기회를 최초로 여는 판결을 내리고(연방정부 대 버지니아 사건) 남성 동료보다 임금이 적었던 여성 노동자를 위해 반대 의견을 작성한다(레드베터 대 굿이어타이어사 사건).
조지 부시 정권 때 대통령 지명으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다수 임명된 상황에서는 진보적 의제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2012~2013년 회기 동안 다섯 번의 소수 의견을 내면서 대법원 내 최다 소수 의견 기록을 세운다. 이를 본 한 로스쿨 학생이 그를 소개하는 텀블러 “노토리어스 RBG(Ruth Bader Ginsburg)”를 만들어 큰 화제가 되고 긴즈버그는 미국 젊은 층의 엄청난 지지를 받는다. 법정 의견서, 어록, 패션, 가족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인터넷 밈으로 재생산, 패러디되면서 미국 진보의 상징으로 떠오른 긴즈버그. 2015년에는 <타임> 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고 그의 인생은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 다큐멘터리 <나는 반대한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로도 만들어졌다. 노령에도 불구하고 긴즈버그는 “온 힘을 다해 일할 수 있는 한 계속 일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트럼프 정권 내에서 진보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바른 동시에 단단한 의견을 내는 것이 한결같은 나의 목표다”
대법관의 신념과 태도가 담긴 사려 깊은 언어

정부의 다른 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만 법원에 대한 비판에 분노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 종신 임명직인 판사에게 합리적인 비판은 특히 중요하다. 겸손과 자기 의심이라는 건전한 태도를 판사석에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33쪽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부터 젠더 차별과 관련한 사건들을 적극적으로 재판에 부쳐 승소로 이끌었고 최근 보수화된 미국 정세에 거침없이 반대 의견을 내 투사적인 이미지로 기억되지만, 실제로는 매우 신중한 성격이고 법관으로서는 오랜 기간 중도적인 노선을 취해왔다. 그는 합의체 법정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려는 마음, 자신의 견해를 재고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며 “상대편의 체스 말을 모조리 쓸어버리지 않는” 판사를 훌륭하다고 정의한다. 재판 연구원들이 작성한 법정 의견서 초고를 꼼꼼하게 교정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과한 여담이나 미사구, 산만한 비난’ 없이 정제되고 분명한 표현을 중시한다. 정치적 입장이 정반대였던 故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의 우정도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긴즈버그의 성향을 잘 드러낸다.
『긴즈버그의 말』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법」에서 긴즈버그는 미국 헌법의 역사와 사법 체제를 돌아보고 법률가로서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 법관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시절에 겪은 어려움을 꺼내면서도 오늘날 달라진 여성 법관의 위상에 대해 기쁜 마음을 드러낸다. 2부 「시민의 자유」에는 여러 재판에서 긴즈버그가 냈던 의견서가 다수 실렸다. 이를테면 투표권 차별을 막는데 기여했던 선거권법을 위헌이라 판결한 대법원의 의견에 ‘폭풍우가 몰아칠 때 우산을 내던지는 격’이라 비판하고, 에드워즈 대 힐리 사건에서는 여성의 배심원단 참여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규정했던 주 법이 성별의 부재로 배심원의 공동체 대표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한다. 또한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수전 B. 앤서니,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 세라 그림케, 폴리 머리 등을 언급하며 여성 인권 운동의 역사를 돌아본다. 3부 「나의 인생」에서는 대법관 이전에 개인으로서 긴즈버그의 소탈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독립적으로 살라고 용기를 북돋워 준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평생 긴즈버그를 지지하고 보살핀 남편 마틴과 아이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고백한다. 이 외에도 대학교에서 유럽 문학을 배우고 글쓰기에 눈뜬 계기, 두 번의 암 투병을 지나고 얻었던 깨달음 등이 담겨 있다.

『긴즈버그의 말』에 실린 각종 사건의 ‘변론’과 대법관으로 일하며 쓴 ‘반대 의견서’의 문장들을 당신이 소리 내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는 당신이 당신의 목소리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세상을 바꾼 언어들을 말하고 들어 보기를 원한다. 한국은 미국만큼이나 더 나아져야 할 여지가 많은 나라이고, 이상하고 불평등한 듯하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헷갈리던 개념을 구체적인 언어의 형태로 만날 수 있다. 말은 힘이 세다. 법정에서 반대파를 설득하고 오늘의 세상을 어제보다 평등한 곳으로 바꿀 힘을 지닌 단련된 언어가 갖는 단단함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조금이라도 더 닮고 싶다. 이것이 언어가 지닐 수 있는 궁극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 이다혜(<씨네21> 기자, 작가), 「해제」에서


“차별을 겪어본 사람은 타인이 겪는 차별에 공감하기 쉽다”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운 긴 인생의 기억들

(하버드대 로스쿨) 원장이 신입 여학생들을 환영한다며 집으로 저녁 초대를 했다. …… 원장이 우리를 거실로 데리고 가더니 여학생들에게 한 명씩 돌아가며 남학생 자리를 빼앗으면서까지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온 이유를 말하라고 했다.
-129쪽에서

1959년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졸업하고 흠잡을 데 없는 이력을 가졌지만 긴즈버그는 계속해서 구직에 실패한다. 여성 법률가에 대한 차별이 만연했던 당시 그는 “유대인이고 여자인 데다 엄마”였기 때문에 자신을 고용하려 한 로펌이 한 군데도 없었다고 말한다. 럿거스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할 때는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리면 재계약을 못 할까 봐 큰 옷을 빌려 입고 숨겼던 일을 꺼낸다. “차별을 겪어본 사람은 타인이 겪는 차별에 공감하기 쉽다”고 하는 그는 여성 인권 사업 등을 통해서 특히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을 위해 힘쓴다. 이를테면 1974년 게덜디그 대 아이엘로 사건에서 임신에 근거한 차별은 성별에 근거한 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을 맹비난하고, 출산이나 임신으로 일하기가 힘든 여성을 노동시장의 낙오자로 취급해서는 안 되며 이들에게 고용 보장과 소득 보존, 의료보험이 필수적이라 주장한다. 나아가 출산 여부는 여성의 선택으로, 법은 임신한 여성이 자기 삶의 주체로 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연방대법원이 보수적으로 기운 오늘날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평등을 향해 걸어온 그의 목소리는 많은 독자들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긴즈버그가 1970년대 주요 젠더 차별 사건을 도맡아 변론하고, 표현과 언론의 자유, 젠더 평등처럼 중요한 문제라면 타협 없이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사회의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가의 사회적 역할을 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가 긴즈버그를 롤 모델로 삼아 삶의 방향을 새로 잡을 수 있다면 참 멋진 일이겠다. 그래서 그 사람이 ‘사회의 눈물’을 닦고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데 힘을 보탤 수있다면 더욱 멋지겠다.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말했듯이 ‘너는 여자니까, 너는 남자니까’라는 말을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말이다. 높낮이가 거의 없지만 강단 있는 목소리로 이 여성 대법관이 전하는 메시지에 많은 사람이 주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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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본질을 포착하는 설명은, 말로 토머스가 노래한 <자유롭게 너와 내가 되자>가 아닐까 싶다. 여자아이라면 의사건 변호사건 아메리카 원주민 추장이건 원하는 일은 무엇이건 자유롭게 하라. 남자아이라면, 그리고 그 아이가 가르치고 돌보는 일을 좋아하고 인형을 갖고 싶어 한다면 그것 역시 괜찮다. 페미니즘 개념은 우리 모두 어떤 재능이 있건 각자의 재능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어야 하고 인위적인 장애물─단연코 하늘이 내린 것이 아닌 인간이 만든 장애물─에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대의 모든 인권 관련 문서는 법 앞에 양성(兩性) 이 평등하다는 진술을 담고 있다. 미국의 헌법은 그렇지 않다. 내 딸과 외손녀, 그 후에 올 모든 딸들을 위해 나는 그 진술을 우리 정부의 근본 통치 수단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싶다.

판사는 그날의 날씨가 아닌 시대의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

효율적인 판사는 …… 권위적으로 말하는 대신 설득하려고 노력 한다. 상호 동등한 정부 부서와 주 정부, 법원 동료들을 비난하는 대신 “온화하고 절제된” 목소리로 그들과 대화를 이어나간다.

과한 여담이나 미사여구 없이, 또 의견이 다른 동료들에 대한 산만한 비난 없이 올바른 동시에 단단한 의견을 내는 것이 한결같은 나의 목표다.

나는 대단히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오백 명 남짓한 정원에 여학생이 아홉 명인 로스쿨에 입학했다. …… 우리는 교실에서 질문을 받으면 잘해야 한다고 느꼈다.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유급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스스로도 그랬지만, 교수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 로스쿨 여학생들이 다 그렇지요, 뭐.” 그래서 우리는 주목을 받는 일에 익숙해졌다. 여성들도 법률가로 성공할 모든 자질을 갖췄음을 남학생과 교수 들에게 일깨워주는걸 우리는 일종의 책임으로 받아들였다.

우리 형제들이 베르겐·벨젠을 비롯한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느꼈던 공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정의로운 사람에게 증오와 편견은 좋은 심심풀이도, 걸맞은 친구도 아님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1837년에 …… 유명한 노예 폐지론자이자 양성평등주의자인 세라 그림케(Sarah Grimke)는 …… 우아한 목소리가 아닌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호의를 베풀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형제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우리 목을 밟고 있는 그 발을 치우라는 것이다.”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여자가 말하면 다들 귀담아듣지 않는 분위기였다. 여자가 무슨 중요한 얘기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좀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현상은 여전히 존재하고 나만 겪은 특별한 경험도 아니다. 고위직 여성들과 대화를 나눠 보니 그들도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어떤 태도가 눈에 보이지 않게 자리 잡게 된다. 그 태도는 1950년대 초반 어느 대학 도서관 열람석에 새겨진 낙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낙서된 문장은 다음과 같다. “열심히 공부하라, 좋은 성적을 거둬라, 학위를 받아라, 결혼하라, 아이 셋을 낳아라, 죽어라, 그다음 땅에 묻혀라.” 첫 문장만 봐서는 이 글을 쓴 사람의 성을 파악하기 힘들다. 두 번째 문장에 이르러서는 여성이 이 글을 썼다는 걸 모르기란 불가능하다. 이 글을 쓴 젊은 여성을 비롯해 그녀 같은 수많은 다른 여성들이 너무도 민감하게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은 성별을 기능적 설명을 위한 약칭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법은 모(母)가 아닌 부모(父母)를 다루어야 한다. 주부가 아닌 가사 담당자를 다루어야 한다. 과부가 아닌 생존 배우자를 다루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빈곤층의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들이다. 여성은 교육 수준과 경력이 비슷한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일터는 출산 및 양육과 관련된 요구 사항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과 가정 폭력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도 강구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을 구성 하는 모든 사람이 재능을 발휘하는 쪽으로 계속 사회가 나아갈 것으로 나는 낙관한다.

수많은 모욕이 가해졌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그저 풍경의 일부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를테면 내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다닐 때였다. <로리뷰> 발간에 참여하던 터라 라몬트도서관에 정기 간행물을 보러 갔다 …… 정문에 서 있던 남자가 말했다. “못 들어가요.” “왜 못 들어간다는 거죠?” “여자니까요.”

(어머니는) 두 가지를 말씀하셨다. 숙녀가 되어라.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라. “숙녀가 되라”는 것은 분노처럼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감정에 굴복하지 말라는 뜻이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차분하게 말해야 한다.

우리 대부분은 관점을 지니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렇다. 그러나 …… 편향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나는 사람들을 세뇌하려고 애쓰지 않지만, 나 자신을 중립적인 사람으로 제시하지도 않는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마라. 목소리를 높여야 할때는 외로운 목소리가 되지 않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법의 언어로 세상을 바꿨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말은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왜 생활의 장에서 실천되지 못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관행으로 굳어진 뿌리 깊은 차별을 타파하고, 모든 사람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가. 그 자신이 여성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특히 사회의 성차별적 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성공의 기록을 쌓았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법의 논리와 철학, 그리고 언어로 세상을 더 많은 사람에게 평등한 곳으로 바꿔나갔다.
-이다혜(<씨네21> 기자, 작가), 「해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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