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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

노승현
시공사(단행본)

목차

프롤로그


입춘_ 봄을 부르던 책 냄새
우수_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것
경칩_ 사람들은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산다
춘분_ 고맙다, 고마워!
청명_ 사랑, 그 가볍고도 무거운 감정이란
곡우_ 길게 이어지니까 그게 인연이지

여름
입하_ 대가족이어서 배울 수 있었던 것
소만_ 그저 곁에 있어만 주어도
망종_ 안에서부터 단단하게
하지_ 외할머니, 내리사랑의 비밀
소서_ 베풀 때는 그저 마음 하나만으로
대서_ 그 해 여름, 가장 뜨거웠던 모정

가을
입추_ 아, 삼시 세끼의 고마움이란
처서_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어
백로_ 혼자가 아닌 모두를 위한 절약의 습관
추분_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
한로_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상강_ 부족하기에 더 고마운 세상

겨울
입동_ 손, 잡아드릴까
소설_ 날 겸허하게 만드는 한 가지
대설_ 전쟁, 그 섬뜩했던 순간
동지_ 돈을 부르는 돈 만들기
소한_ 취할 것이냐 즐길 것이냐
대한_ 그러려니, 다 그러려니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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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인생의 깊이는 주름의 깊이와도 같다
세상과 함께 늙어가는 기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옛날 옛날에~”
이 말 한마디에 눈을 반짝이던 시절이 있었다. 할머니가 손주 혹은 손녀의 머리맡을 지키며 들려주던 다양한 이야기들은 거센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삶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소중한 지표가 되어주었다.
이 책은 76세의 저자가 겪어 온 지난 시간들 속에서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인 노승현은 근대기 최고의 출판사로 손꼽혔던 박문서관의 맏손녀이자 종로통에서 평생을 살아온 시대의 산 증인이다. 풍족한 배경을 지녔지만 베풂과 나눔의 삶을 알았고, 신세대 여성의 모습을 지녔지만 순수한 사랑과 소박한 행복을 지켜온 70여 년 세월의 이야기와 고운 주름은 저자의 인생과 삶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시대 모습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주제들을 때론 할머니의 따뜻한 시선으로, 때론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하는 어머니처럼 솔직하게, 때론 참혹한 전쟁을 목도했던 기록자로서 담담하게 그려냈다.

가족, 사랑, 만남과 이별, 고난과 상실…… 삶이 가르쳐준 소중한 가치
그렇기에 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


대한민국은 요즘 나이 듦의 아름다움을, 연륜의 깊이를, 그리고 결코 꿈은 나이에 의해 멈춰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평균 52세 이상의 합창단원을 뽑는 어느 방송을 통해 그들의 열정이 20대의 그것에 뒤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99세에 시집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거나,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미국의 국민화가가 된 할머니도 있고, 70대 후반에 국제적인 의류사업에 뛰어든 한국인 할머니도 있다. 우리가 보려하지 않고, 그들이 미처 표현하지 못했을 뿐, 누구나 가슴 속에 꿈과 열정을 품고 살아간다. 우리는 너무 쉽게 성성한 머리의 겉모습이나 나이라는 숫자를 기준으로 그들을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어버리곤 하지만, 앞서 걸어간 길에 대해 직접 겪어본 이들만이 해줄 수 있는, 세월이 더해져야만 깨닫고, 느낄 수 있는 가치들이 분명히 있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것은 바로 ‘공감’이라는 키워드다. 이 공감의 필수 요소는 이야기다. 서로의 지난 경험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들음으로써 서로를 조금씩 알게 되고 대화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70년 넘는 세월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봄에서 겨울까지 사계절과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노인이 되는 순리를 닮은 24절기를 테마로 풀어냈다. 섬뜩했던 전쟁을 두 번이나 겪으며 점차 변해가는 사람들과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종로의 옛 풍경과 이를 기점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던 문인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각 글의 시작 부분에서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절기와 매치한 생생한 묘사와 본문 전체에 걸쳐 비중 있게 들어간 포토그래퍼의 사진은 이 책을 읽는 기쁨을 더한다.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지금의 어머니를, 그리고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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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친구들은 내가 마음 놓고 푹 쉴 수 있는 은신처일 뿐 아니라 제일 가까이에서 날 가르쳐주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누군가 내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친구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자식은 낳아서 잘 키워도 내 것이 아니다. 재산도 모았다가 써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친구는 남는다. 가장 든든한 곳에, 가장 가까운 곳에 말이다.

/ 58p‘고맙다 고마워’중에서

나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아이들의 자율에 맡기는 엄마였다. 어차피 하지 않을 공부면 내가 닦달한다고 해서 진심을 다해 할 것도 아닐 테고 내가 낳고 키울지라도 각각 개성을 가진 인격체인지라 분명 내 맘대로 안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 반드시 지키려 했던 원칙이 있었다. 아이들이 집에 올 시간에는 반드시 집에 있을 것,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는 한 방에서 나도 같이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 96p‘그저 곁에 있어만 주어도’중에서

어려울수록, 힘들수록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내 어머니 역시 슬픔을 나눠 가진 아주머니들이 아니었다면 홀로 그 고난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하는 것, 나누는 것. 그것이 고난과 불행의 몸집을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음을 그 아주머니들과 어머니는 아셨던 셈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어머니가 깨달았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을 보면, 분명 세월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일단 손부터 잡는다. 그 옛날 어머니가 아주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손부터 덥썩 잡았던 것처럼 나 역시 마음을 담아 손을 잡곤 한다. 고난을 나누기 위해.

/ 209p‘손 잡아드릴까’중에서

사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의 상당 부분은 젊은 시절, 말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는 했지만 가슴으로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것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이 ‘그러려니’도 그렇다. 사업을 처음 시작해서 눈에 안 차고 마음에 마뜩찮은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혼자 분을 삭였다 풀었다 할 때, 사업가 친구가 해준 말이 바로 이 ‘그러려니’였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남들에게 퍼주고 고된 시집살이에 고생하는 엄마가 안쓰러워 발을 구를 때 어머니가 하셨던 말도 이 ‘그러려니’였다. 되짚어보면 내가 보고 듣고 배웠던 사람들은 모두 이 ‘그러려니’를 마음 한구석에 잘 품고 살았고, 산 사람들이었다.

/ 254p‘그러려니, 다 그러려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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