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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나에게 알려준 것들

오세진
프레너미

책소개

“사막의 밤하늘을 보며 달리는 황홀함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달려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달리기를 하며 생각하고 배우고 느끼는 것들….
보다 행복한 오늘을 살고 싶었고
달리기를 만나고 그 방법을 찾았다.
나는 지금 달리고 있다.

도대체 왜 달리는 걸까?
200m 달리기도 버거워하던 달알못에서
250km 고비사막마라톤 완주까지


이 책은 작가이자 러너인 저자가 달알못에서 런린이를 거쳐 달림이로, 5년차 러너가 되기까지의 삶과 달리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중학교 이후로 뛰어본 기억이 전무한 사람, 버스를 놓칠까봐 뜀박질했던 게 전부였던 사람,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운동이 달리기라고 생각했던 사람, 그리고 스스로 ‘나는 잘 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인생운동을 만나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누구보다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세 번의 사고로 무너진 몸 때문에 작가는 알 수 없는 원망의 시간을 보냈다. 그때 함께 달려보지 않겠냐며 권유한 지인이 있었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다 어쩔 수 없이 한 번 뛰게 되었다. 아무튼, 어쩌다 시작된 달리기. 격하게 달리고 싶지 않았고 끝까지 피하고 싶었지만 그 이후로 작가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200미터 달리기도 힘들어했는데 10킬로미터를 달리게 됐고, 10킬로미터 이상은 절대 뛸 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리와 몸을 동력삼아 움직이는 것의 가치를 알고 나서 하프, 풀코스를 이어 뛰게 됐다. 첫 마라톤, 첫 풀코스의 느낌은 수시로 행복으로 재생됐고, 잔잔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인생 달리기를 만났다. 고비사막 250킬로미터를 일주일 동안 달렸고, 100킬로미터 장거리 트레일(홍콩100)을 부상 없이 완주했다.
달리기를 하며 생각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시간 동안 달리기가 작가에게 알려준 것들은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이라도 움직인 자신을 응원하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답게 행복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앞만 보고 달리다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쾌감과 정화의 소중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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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런린이에서 달림이로!
나는 달알못입니다
사막1. 사막의 서막, 고비사막레이스
사막2. 발목에 발목 잡히다
사막3. 와이파이의 부재 그리고 만남
헐떡임과 허덕임
격하게 뛰고 싶지 않았다
변하니까 사람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나

2. 도전! 나의 첫 달리기
아무튼, 나의 첫 달리기
풀코스 도전기
정글에서 포디엄에 오르다
러너의 몸이란
달리기 좋은 날씨란 없어
설렘과 뒤척임 그 사이에서
멈춰 서도 괜찮아
나는 이렇게 달려
남산에 살어리랏다

3. 함께 더 멀리 자유롭게!
달리기와 인문학
장비빨이야
근육통은 성장통이야
함께 더 멀리가기
당신의 연골은 괜찮습니까?
울트라러너가 되고 싶습니다
의도적 빈곤상태가 행복한 이유
나른한 육체와 잠든 영혼을 계몽하는 시간
달릴절
러닝 이펙트

4. 달리는 시간 여행자
달리는 여행자
러너비
월드 챔피언과의 만남
나를 사랑하는 방법
봄 맞으러 가자
피니셔컵에 담긴 맥주
에너지 마커스 러닝팀
나답게 존재하기
어디까지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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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미처 남들이 알지 못하는 세계에 먼저 몸을 던져 경험함으로써 뒤에 따라오는 분들에게 도전하는 즐거움과 성취의 기쁨을 동시에 선사해주고 있다. 매사에 겸손하고 진지하며, 어떤 일이든 준비에서 진행,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발견하고는 ‘아~ 저런 달림이가 나에게는 스승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는 작가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 이윤희 /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운동생리학 박사

200미터 달리기도 버거워하던 달알못에서 250킬로미터 고비사막마라톤 완주까지 장족의 발전을 한 달리기를 너무도 사랑하는 세진이. 달리기 후 마시는 청량감 가득한 콜라에서, 달리기 후 온몸을 감싸는 나른함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의 글에서는 삶에서 주는 소소한 기쁨과 일상에서 얻게 되는 작은 성취감이 묻어난다. 사람과의 만남, 자연을 너무도 사랑하는 달리기 벗 덕분에 나의 삶, 달리기에도 힘이 실린다.
- 권은주 / 여자 마라톤의 전설

난 [몸이 먼저다]란 책을 썼고 저자는 [몸이 답이다]란 책을 썼다. 그 즈음 달리기 얘기를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헬스 못지않게 달리기 또한 일정 경지에 올랐음을 느꼈다. 헬스를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거기에 달리기까지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플러스 글까지 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앞으로 작가는 무엇과 사랑에 빠질까? 그게 궁금하다.
- 한근태 / 한스컨설팅 대표

작가의 삶 속에는 언제나 활기찬 긍정의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 누구는 사막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누구는 고통스럽다
고 이야기한다. 고비사막에서 물집으로 일그러진 발을 가지고 250킬로미터를 달린 그녀. 누가 보아도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밝고 환하게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사막과 하나로 만들었다. 책 속에서 사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기에 나는 또다시 사막을 달리는 꿈을 꿀 수 있었다. 자신의 언어로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간 매력적인 책을 많은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 유지성 / [사막의 아들], [하이크레이지] 저자

최근에 동네를 산책하다 한 번 달려보자는 생각을 했고, 처음엔 쉬엄쉬엄 달리다가 어느 순간 ‘전력질주’를 해보았다.
턱끝까지 숨이 차올랐지만, 가슴이 뻥 뚫리고 머리가 맑아졌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나는 겨우 한 번 맛본 경험을 그녀는 매일 하고 있다. 행복한 삶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힘을 갖게 된 그녀. 단단하고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며 그 누구보다 강인하고 행복한 사람이 된 그녀를 응원한다. 자, 이제 달리자!
- 손정은 / MBC 아나운서

≪에너지 마커스 팀≫

운동을 좋아하지만 달리기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제가 작가님을 만나 느닷없이 시작하게 된 달리기로 삶의 에너지를 가득 충전받고 있습니다. 자연과 내가 하나 되어 자연스럽게 달리기와 함께 호흡하는 방법을 그녀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 한 걸음씩 나아가보시길 권해요.
- 이명화 / Philips Korea SCM Specialist

달리기를 통해 핑계대지 않고 세상에 도전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어떤 일이든 나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참고 이겨내는 힘, 그리고 고독을 즐기는 힘도 생겼어요. 삶이 힘겹고 의미 없을 때 한번 달려볼 일입니다. 100일 동안 매일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달리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틈만 나면 달리지 않을 핑곗거리를 찾게 되니까요. 그런데 일단 달리고 나면 너무 좋습니다.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세상에 못해낼 것이 없을 것 같아요. 달리기는 하면 된다는 걸 가르쳐주었습니다.
- 이선우 / 런앤런 대표,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달리기가 뭐 별거야? 그냥 뛰면 되지.’ 오세진 코치를 만나기 전 들었던 생각이다. 베일 속에 있는 달리기가 주는 행복은 육체의 건강 그 이상이다. 떨어질 것 같은 고난과 절망으로 열정의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에게 꼭 추천 드리고 싶은 책이다. 그녀와 함께 나는 오늘도 열정을 샘솟게 하는 달리기를 하고 있다.
- 이기호 / 열정테이너

달리기를 왜 하는 걸까?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알겠다. 달리면서 행복을 발견하게 되고 살아갈 힘을 얻으며 감사한 맘을 갖게 된다는 것을. 달리기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한 나에게 이 책은 선물을 넘어선 보물 같은 책이다. 책장의 마지막을 넘길 때쯤이면 모두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있지 않을까?
- 권수연 / 홈플러스 과장

내 인생은 달리기를 하기 전과 하고 난 후로 나뉜다.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 오세진 작가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뉜다. 그리고 이제 내 삶의 업그레이드는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로 또 나뉠 것이다.
- 곽동근 / [에너지 스타] 저자

힘들고 지칠 때, 마음정리가 필요할 때, 달리는 일이 이렇게 힐링이 될 줄 몰랐어요. 작가님을 알게 된 후 달리기를 시작한 후 알게 되었어요. 얼굴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가파른 호흡이, 제 마음의 걱정덩어리들을 날려주더라고요. 마음의 충전이 필요할 때 운동화 신고 달려보세요.
- 김유선 / 아모레퍼시픽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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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작가 그리고 러너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될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는 대형 트럭 가득히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것뿐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작가는 어쩌다 달리기를 만났고, 러너가 되었다. 요즘엔 주로 달리기에 대한 활동과 정보를 SNS와 유튜브로 공유한다.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연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이런저런 질문이 많다. 작가보다 조금 늦게 달리기를 만난 ‘달알못’ 런린이들의 질문을 받으면 오지랖이 발동되어 알려주고 싶고 함께 느끼고 싶다며 달리기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달리며 만나게 되는 여러 즐거움들에 대해서도 나누고 있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달리기를 알아가고, 심장의 힘찬 박동을 느끼며, 좋은 에너지로 충만해지길 바란다. 작가 역시 달리기를 알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기에 ‘나처럼 해봐요’가 아닌 ‘우리 함께 해봐요’에 더 가까운 글이다.
달린 후 마실 콜라에 대한 열정 하나로 뛰기도 하는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콜라는 달리며 땀을 쫙 빼고 마시는 콜라라고 말한다. 자신을 개선하면 스스로의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작가는 이렇게 자신의 세상을 행복하게 물들이는 중이다.
건강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고, 운동은 자신을 위해 행하는 일이며 자신을 건축하고 세우는 의미 있는 행위다. 작가는 그 방법으로 달리기를 선택했다. 달리기는 신발을 신고 나가기까지가 제일 힘들다. 막상 나가서 몸을 움직이다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몸이 조금씩 주위 환경에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위한 특별한 방법 따윈 없다. 그냥 하는 게 제일이다.
달리기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점들은 검색하는 약간의 수고로움만 들이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다.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경험해보라고 권한다. 작가가 그랬듯 우연히 만난 한 걸음이 당신을 전혀 다른 세계로 인도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해서 달리기에 대한 재미와 실력이 노력 없이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조금씩 천천히 어제보다 5초 줄이기, 지난 기록보다 조금 더 줄이기 등의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도약한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정처 없이 흘러가다보면 나약하고 게으른 자신을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험을 해보라. 왜 달리냐고 자꾸 묻지 말고, 달리면 뭐가 좋으냐고도 묻지 마라. 그냥 달려보면 안다. 당신의 러닝 라이프가 당신의 더 멋진 삶을 실현시켜줄 것이다.
달리기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혼자 달리는 것 같지만 그 순간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한마음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매 순간 혼자가 아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그 한 마디, 그 느낌 하나가 얼마나 자신을 큰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용기를 주는지 모른다. 그렇게 언제나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레이스를 하는 그 길 위에서 거센 바람을 막아주고 뒤에서 불빛을 비춰주는 동료가 있다. 혼자가 아니기에 완주가 가능하다. 러너들이 서로 느끼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그 보이지 않는 힘 덕분에 오늘도 달린다.

자유롭게 달리는 여행자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 에밀 자토페크(Emil Zatopek)


우리가 살면서 가슴이 콩닥거리고 심장이 두근댈 만한 일이 얼마나 있을까? 보통의 일상을 살고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며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이나 두근거림은 사라지고 그냥 그렇고 그런 오늘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작가를 사막으로 데려간 것은 마음이다. 마음이 그곳에 작가를 데려다놓았다. 내세울 만한 멋진 스토리도 없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만한 이유도 없지만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고자 떠난 길이다. 그게 이유다. 마음이 원해서 하는 일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사막, 사막의 밤하늘, 별, 미지의 세계… 이런 단어에 작가의 심장박동이 반응한 것이다. 그때는 달리기를 만나기 전이기에 사막에서 달릴 생각은 못 했지만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작가는 사막을 달리고 또 다른 사막을 꿈꾸게 되었다. 그곳에는 더 좋은 연결과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기대한다.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는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라고 했다. 앞으로 어디로 향하게 될지 모르나, 오히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니 그 여행을 이제부터 꿈꿔보면 어떨까. 뜻밖의 일은 언제나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생기고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 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새로운 일이 생겨난다. 끝이 아닌 것이다. 더 놀랍고 새로운 길이 펼쳐진다.
당신의 두 다리는 생각보다 끈기있고 심장과 폐는 기대 이상으로 강하다. 설렘과 생동감을 안고 한발 더 나아가면 허벅지의 타들어감과 심장의 헐떡임. 폐의 허덕임과 개운함까지 느껴진다. 자유롭게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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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러던 내가 어쩌다 달리기를 만났다.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도 뭘 입고 무슨 운동화를 신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그냥 달렸다. … 달리는 즐거움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어떻게 보여질까가 더 신경 쓰였고 달린 후에 찾아오는 근육통에 기분이 상했다. 그리고 그때 알았다. 내가 남의 시선을 그토록 신경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답게 살면 될 것을 왜 남들처럼 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걸으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I can do it. 그런 내 모습에 일행은 여러 번 웃음을 터뜨렸다. 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냐고 웃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같은 마음으로 응원했다고 한다. 사막에서의 시간은 가보기 전 막연히 생각했던 것처럼 삭막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내 일상이 있는 곳보다 훨씬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곳이었다. 그리고 자연의 일부가 되는 신비한 경험이 가능한 아름다운 곳이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멈추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물론 멈춰 서도 괜찮다. 하지만 그 순간을 극복하고 이겨낸 후의 만족감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어떤 마음으로 달리냐고? 숨이 차서 죽을 것 같고 다리가 무거워 들어올리기가 힘든 순간엔 ‘그냥 한 걸음만 더 달려보자’라는 말을 수없이 되뇐다.

달리기를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요즘엔 스트레스를 받거나, 좋은 일이 있거나, 비가 오거나 날이 춥거나 감정이나 날씨 여부에 상관없이 자주 격하게 달리고 싶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그 긴 시간을 달리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지? 또는 뭘 떠올리며 달려야 할지 궁금했다.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막상 달려보니 그 시간 동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한 가지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뇌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디폴트 모드가 된다고 한다. 이른바 달리기를 통한 명상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자꾸만 모든 게 새롭게 다가오고 매번 처음 해보는 것투성이다. 평생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는 몸의 감각들과 감정의 변화들을 겪을 수 있는 나는 참 행운아다.

나에게 달리기란 희열과 고통, 충만함과 결핍, 자존감과 자괴감, 나아감과 멈춤 사이를 부단히 오가는 그 무엇이다. 양 너울에서 중심을 잡으며 새로운 감정들을 느끼고 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지금도 조금씩 성장 중이다.

1킬로그램이 빠질 때마다 기록은 1분씩 단축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달리기에 있어 체중조절은 중요하다. 그런데 프로가 아닌 이상 이것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나처럼 즐거워서 달리다보면 자연스레 자신에게 맞는 적정 체중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근육은 점점 밀도가 높아지며 탄탄해질 것이다. 헐떡대던 심장은 어느새 페이스에 적응해 한결 편해진다. 그만큼 심폐기능도 강화가 된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나타나는 몸의 변화를 느끼며 어제보다 나아진 나를 발견한다.

달리다보면 매번 새로운 남산을 만나게 된다.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구간도 있고 한양 도성길을 따라 야경을 즐기며 달리는 코스도 있다. … 남산의 밤은 낮만큼 아름답다.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해외 그 어느 야경 명소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 나는 특히 월요일의 남산을 좋아한다. 화요일에도 수요일에도 목요일에도 주말에도 달려봤지만 남산의 월요일이 제일 고요하기 때문이다.

삶과 사람을 사랑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그 방법 중 하나로 달리기를 꼽는다. 달리기가 인문학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경험하고 있는 달리기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줬다. … 여기저기 끼어 있던 나태함, 안이함, 무기력이라는 때를 벗겨내주었다. 그렇게 깨어난 몸과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었고, 살아갈 수 있었고 나아가고 있다. 이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나에게 실천하는 삶과 사유하는 삶을 연결해주는 그 고리가 달리기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달리고, 달리기 때문에 행복하다. 이 과정을 통해 가장 순수한 나를 만난다. 달리기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마라토너 이언 톰슨의 말처럼 나는 장거리 레이스를 하면서 행복감을 자주 느낀다. 자연을 달리는 내 몸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달리기라면 질색하던 내가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재미있다.

내 삼십대 중반은 스트레스와 통증, 그리고 무기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몸은 제 기능을 잃어 비실댔다. 잠을 자려고 누워 있을 때, 식사를 할 때, 사람들을 만날 때, 일을 할 때 등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사고 충격 때문에 수시로 뻐근해오는 뒷목에 내 모든 신경이 집중됐다. 작은 통증에도 예민해졌고, 몸을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사람 역시 한 해가 지나간다고 해서 그냥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는 그저 주어지는 것일지라도 나잇값을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나도 늘 고민한다. 나이 먹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나잇값을 못하는 어른아이가 되고 싶지 않다. 한참 동안을 달력 한 장이 넘어가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어왔지만 여전히 같은 자리에 놓인 내 모습을 발견했다. 삶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순간 열정이나 개인의 발전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을 일상이라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안주해버리게 되면 몸도 생각도 그 범위에서 정체될 수밖에 없다. 변화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게 된다.

우메노사또 트레일런은 겉치레를 걷어낸 담백하고 요란함 없는 대회였다. 완주 메달도 없었고 그럴듯한 기념품도 없었지만 함께한 모두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다. 가져가는 기념품보다 따뜻한 기억을 선물받는 것이 내게는 더 의미가 있었다. 빨리 봄을 맞이해서 좋았고, 꽃길을 달려서 행복했다. 그거면 됐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살아 있는 커뮤니티인 에너지 클럽과 마커스 독서 나비가 러닝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뭉쳤다. 그리고 에너지 마커스 러닝팀이라고 부르게 됐다. 처음에는 7명이 모여 나와 함께 교대 트랙을 달렸다. 내가 알고 있고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기본자세를 잡고 조깅을 하면서 달리기와 친해지기를 시작했고 7명의 러너가 있던 단톡방은 어느새 24명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2019년 손기정 평화 마라톤에 무려 15명의 러너가 참여해서 모두 목표를 달성했다. … 누구에게는 별 볼일 없는 목표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런 목표가 참 좋다. 속도 경쟁을 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자신의 걸음, 호흡에 맞춰 집중하며 즐기는 것의 가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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