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루스의 해변
이 작품은 살아 있기에 느끼는 기쁨, 아름다움, 행복과 같은 감정이 낯설게 느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생후 4개월 된 아기와 돌고래 쇼를 보러 해변으로 놀러온 그와 그녀. 돌고래를 구경하러 온 그와 아내는 돌고래가 도망쳤다는 얘기를 듣는다.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그는 아내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려고 늘 조심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 때문에 그는 아내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보티첼리의 ‘성 모자상’처럼 아기와 아내는 천상으로부터 내려온 어떤 형상이고 언젠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으로까지 이어진다.
문득 그는 중학교 시절 해변에서 보았던 죽은 여인을 떠올린다. 해변을 걷던 어린 그는 바위 옆에서 죽어 있는 여인을 발견하다. 그는 그 여인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평온함을 느낀다.
비 오는 날 돌고래들은
‘나’는 산과 논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시골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도시로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자신이 꿈꾸던 그곳에서 멋지게 살아가길 원했지만 자신의 꿈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방탕한 나날만이 이어진다. 허무한 삶 속에서도 주인공은 행복이란 무엇이며 꿈은 무엇이며 ‘살고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찾아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연히 수족관의 돌고래가 달아났다는 뉴스를 보고 목숨을 걸고 탈출한 돌고래의 모습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이 곧 행복임을 깨닫는다. 자신도 그 돌고래처럼 갇혀 있던 담장을 뛰어넘고 나왔지만 정작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멀리 있지 않은 행복을, 서툴지만 조심스럽게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들은 살고, 우리는 죽었다
‘나’는 원래 럭비를 하며 슈퍼마켓에서 일을 했었지만 지금은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일거리를 도와주는 헬퍼로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그가 직업을 바꾼 이유는 그냥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에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하시모토 부부의 집에 들린 ‘나’는 하시모토 부인의 치매 증상을 발견하고, 애써 이러한 사실을 감추려고 하는 하시모토 씨의 불안한 눈빛을 보게 된다. 이를 계기로 ‘나’는 나이가 든다는 것과 그것이 우리 삶에서 지니고 있는 커다란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그 어떤 말보다도
갑작스런 남편 유이치의 죽음으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던 다에의 삶은 하루아침에 뒤틀려버린다. 죽어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다에는 괴로움을 느끼는 한편, 남편이 죽기 직전 하려던 말은 무엇이었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진다.
장례를 마치고 남은 정리를 하던 중, 다에는 우연히 본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낯선 문자를 발견하고 계속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편이 죽던 순간, 살아 있던 순간으로 차례차례 생각은 거슬러 올라가고,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만나던 여자가 있었음을 알고 만다.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배신감으로 절망에 빠졌던 다에는 죽은 것 같은 하루를 살아가지만 점차 자신 앞에 놓인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작은 것에서 자신을 다시 살게 하는 커다란 힘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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