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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나태주
열림원

책소개

자연의 작고 소중한 존재들을 어루만지며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풀꽃 시인 나태주가 우리의 인생과 닮은 사막에서 찾아낸 삶의 진리를 담은 작품이다. ‘시산문’이라는 낯선 장르로 한데 묶인 사막의 글들은 나태주만의 간결한 언어로 표현한 시와 세세한 감정이 담긴 산문이 만나 독자들로 하여금 그가 경험한 사막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한다. 시인은 메마르고 혹독한 사막에서조차 작고 소중한 존재들을 자세히, 오래 바라보며 자신의 삶과 내면의 성찰 과정을 담담히 써내려간다. 오랜 세월 동경해온 사막을 마주한 그는 ‘낙타’에서 ‘모래’에 이르기까지 그곳에서 마주한 존재들을 통해 황량함 뒤에 숨겨진 사막의 풍요로움과 거친 환경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포착하며 우리가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잊고 살아왔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또한, 시인은 스스로 깨닫고 비워내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사막이 멀리 있지 않음을, 우리가 곧 사막임을 시사한다. 이렇듯 그리움의 장소에서 얻은 삶의 진리와 그 과정을 온전히 드러낸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는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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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버리고 싶어서 그곳에 갔다

사막의 향기를 드립니다
눈 - 알제리 시편1
샤히라 - 알제리 시편2
앉아서 - 알제리 시편5
잠시
모래
그래서 왔다
사막1
모래 지평선
사막을 꿈꾸다
월아천
사막5
사막6
감동 - 낙타시편1
잔인무도 - 낙타시편2
조금씩 오는 생각
나의 낙타나무
낮잠
어떤 사막
고독
모래

2부 울지 마라, 묻지 마라, 오늘도 혼자 건너라

사막을 찾지 말아라
스무 살 당신
아들 낙타에게
먼 길
어린 낙타1
어린 낙타2
명사산 낙타
사막4
해답
고행
낙타가 운다2
사막7
서울 사막
사막여우
사막에 홀려
서울1
낙타
그리운 사막
사막행
어머니의 축원
계절
신기루 같은 것이라도

3부 만날 날이 멀지 않다

기다리마
의자 - 알제리 시편3
시시껄렁 - 알제리 시편4
창밖에 - 알제리 시편6
빈자리
포옹
사막2
사막3
고비사막
돈황 막고굴
목이 마르다
비단길
지구가 다 환합니다 - 천사의 도시로 보낸 시1
사막
먼 곳
괘종시계
C
멀지 않은 날
자목련
미리, 탄자니아
미리, 탄자니아2
가을 입구
라스베이거스
사막의 강
사막 시집
자전거
눈인사

4부 너는 빛나는 모래 한 알

백년초
다시 차가운 손
아랍 처녀 샤히라
아제아제
화엄
피안
낙타
모래바람
사막 무덤
간호
감나무 아래 - 천사의 도시로 보낸 시2
꽃에 대한 감격
버킷 리스트
사막 무지개
타클라마칸
명사산 추억
오아시스
낙타도 없이 - 윤효 시인

5부 사막에 다녀와서 내가 사막이라는 걸 알았다

아직도 멎지 않는 사막의 모래바람 소리
- 실크로드 여행기

나는 사막이 그리운 한 줌의 햇빛이었나
- 데스밸리 여행기

시인의 말 - 멀리 있는 네가 나는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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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광활한 모래사막 속에서
사막의 여행자 나태주가 발견한
삶의 방향성에 대하여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는 평소 자연의 작고 소중한 존재들을 어루만지며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풀꽃 시인 나태주가 사막으로 여행을 떠나 삶의 진리를 면밀히 살펴보는 과정이 담긴 작품이다. 치열한 일상 속 휴식을 위해 오랫동안 동경해온 사막으로 떠난 시인은 모든 걸 내려놓고 도착한 그곳에서 메마름을 이겨낸 생명들을 마주하며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고, 지금껏 알지 못했던 사막의 단면을 조명하며 인생이 곧 사막이고 우리가 곧 사막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렇듯 이 작품은 그가 자주 노래해온 푸르고 초록빛 가득한 세상과 달리 온화하고 관대하지만은 않은 사막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곳은 거센 모래바람으로 인간의 방문을 불허하기도, 신기루라는 거짓으로 사람의 눈을 현혹하기도 하지만 시인은 그 광활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나침반으로 방향을 개척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나태주 시인에게 막연한 동경이자 미지의 세계였던 사막은 그렇게 그의 세상 속으로 한 발자국 더 가깝게 다가온다.

나에게 있어 사막에의 동경은 보다 일찍부터였다고 볼 수 있겠다. 사막은 오랫동안 막연한 상징의 대상이었으며 그리움과 꿈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냥 보고 싶었다. 넓은 모래밭을 보고 싶었고 신기루라는 걸 보고 싶었고 오아시스도 확인하고 싶었다.
- (본문 '아직도 멎지 않는 사막의 모래바람 소리' 중에서)

“그대, 인생이 지루한가?”
작고 소중한 존재에게서 찾아낸 인생의 가치


나태주의 언어는 삶을 지탱하는 존재들을 언제나 애정으로 감싼다. 그 사랑으로부터 태어난 온기는 사막에서 만난 다양한 생명체와 사람들을 묘사한 글 속에서도 드러난다. 사막여우의 눈동자에서 포착한 아름다움에는 감탄을, 앙상한 백양나무 가지에 이는 바람에는 깊은 고독과 그리움을 떠올리고, 어미 낙타와 새끼 낙타의 울음소리에는 함께 애처로워한다. 시인은 그들의 마음을 깊게 이해하고 소통하며, 공감을 통해 사막의 혹독함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면을 포착한 것이다.

비루먹은 낙타 등에 기대어/흔들흔들 빗금으로 산을 오를 때/어디선가 낙타 한 마리/구슬프게 울기 시작하는 거였다//(중략)//목메어 우는 낙타의 울음/강물 되어 서럽게 서럽게/모래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 (본문 '낙타가 운다2' 중에서)

이와 함께 그는 거친 모래바람이 가득한 사막 속에서도 자신이 가진 삶의 희망적인 자세를 재확인하는 긍정적 태도를 유지한다. 땅에 납작하게 붙어 있는 백년초를 보며 강렬한 삶의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자신에게 모질게 구는 모래바람에도 굴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사막에서의 여정을 이어나간다. 또한, ‘모래’와 같이 작은 존재에 시선을 옮겨 그 속에 담긴 가치를 재발견하는 너그러운 모습도 보여준다. 무자비함 뒤에 숨겨진 사막의 풍요로움과 삭막함 속에서도 애정과 기쁨이 범람했던 흔적을 찾아낸 것이다.

녀석들은 결코 죽지 않았다/다만 죽은 척할 뿐이다/속지 말아야 한다/죽은 척하면서 살아날 궁리를 하고/납작 엎드려 어떻게 하든 새봄에/다시 일어날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 (본문 ' 백년초' 중에서)

이러한 발견은 ‘낙타’, ‘선인장’과 같은 사막의 지배적인 생물을 대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응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인은 일상의 것들을 자세히, 오래 보며 소중함을 찾는 자신의 방식대로 사막을 바라보며, 그곳에서조처 작고 소중한 존재들을 통해 자신의 삶과 내면을 깊이 성찰한다. 그가 사막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다채로운 존재의 생을 마주하는 자세는 독자들로 하여금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지나쳐왔는지, 그 궤적을 돌아보게 만든다.

끝없이 덜어내고서야 건져낸
‘사막=인생’이라는 공식


그가 이 작품에서 조명한 사막은 비단 우리 일상과 거리가 먼, 불모지에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사막은 우리의 삶과 닮아 있고, 곳곳에 인생의 진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사막의 황량한 모습을 통해 세월의 무상함과 세속의 무익함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무수한 말들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할 말을 버릴 줄 아는 초연한 깨달음에 관해 털어놓기도 하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들을 색다른 관점에서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에게 ‘사막’이란 깨우침과 버림의 장소이다. 우리는 ‘버림’을 통해 ‘깨우침’을 얻지만, 그는 인생의 깊이를 먼저 깨우친 뒤에야 자신의 말을 털어내고, 인생의 깊이에서 시어(詩語)라는 새로운 말을 건져 낸다. 또한, 오랫동안 꿈과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사막에서 우리네 인생이 곧 사막이라는 깨달음을 얻으며 담담히 사막에게 작별을 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이제 사막을 꿈꾸지 않는다. 사막에 가지 못해 밤잠을 설치지도 않고 가슴 졸여 사막을 그리워하지도 않는다. 왜인가? 내가 머물러 사는 장소가 그대로 사막이고 내가 찾는 모든 지상의 도시들이 사막이기 때문이다.
- (본문 '시인의 말' 중에서)

덧붙여 나태주 시인의 이번 작품은 수천억 모래밭 속 한 알에 지나지 않는 ‘나’의 의미를 각성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를 비워내고서야 발견한 오아시스와도 같은 깨달음을 얻게 한다. 또한, 잔잔한 오아시스와도 같은 시인이 곱게 갈린 모래에 자신의 인생을 비유하며 삶의 진리를 깨우치는 겸허한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생이란 무엇이고, 사막 같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한다.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부디 뒤를 돌아볼 일이 아니다/이제까지 걸어온 길이 사라졌다 해도/울먹이거나 겁을 먹을 일도 아니다.
- (본문 '사막여우' 중에서)

새로운 장르,
그리고 새로운 사막의 풍경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작품이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산문’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담겼다는 사실이다. 함축적인 언어로 사막의 의미를 전하는 시와 사막에 대한 화자의 감상을 오롯이 전달하는 산문이 한데 묶인 이 장르는 평소 문학적 난해함에 난색을 표하고, 긴 호흡의 텍스트에 지루함을 느꼈던 독자들에게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이 작품의 산문은 시인의 여행기부터 사막시가 탄생하기까지 영감을 받은 배경이 담겨 있어 함축된 시어 속에 숨겨진 작가의 세계를 유추할 수 있으며, 사막에서 시인이 느낀 세세한 감정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시산문’이라는 조금은 낯선 이 장르는 독자들에게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며, 나태주 시인이 바라본 새로운 세계, 그 다양한 가치가 스며들어 있는 사막의 풍경을 더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게끔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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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대, 마음이 슬픈가?/그렇다면 사막을 오래 그리워하라/이내 마음은 보랏빛으로 물들 것이다.
- 「사막을 꿈꾸다」에서

사막에 가고 싶다/사막에 가고 싶다/그렇게 말하지 말아라/네 마음이 바로 사막이다
- 「사막을 찾지 말아라」에서

B도 A도 아닌 C/그것을 오늘 나는 꿈이라 부르고 사랑이라 부르고/희망이라 부르고 또 시라고 말한다.
- 「C」에서

얼음과 사막의 세상/그것도 지구 끝장 무렵에/너는 나에게 찾아온 얼음의 꽃/그리고 불의 꽃//그 꽃에 감사하고 감격한다.
- 「꽃에 대한 감격」에서

나이 들어 이제 늙고 보니 그 모든 것이 헛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늙게 된 것은 얼마나 잘된 일이고 고마운 일인가. 창밖의 지루한 풍경에 거의 모든 동생이 눈을 감고 졸고 있는 그 시간. 나는 한순간도 창밖의 풍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언제 다시 이곳에 올까 싶은 생각에서 그랬을 것이다.
- 「아직도 멎지 않는 사막의 모래바람 소리」에서

부드럽게 하강하는 관광버스 앞자리에서 그 노래들을 들을 때 나는 가슴이 뛰다 못해 밖으로까지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드디어 주르르 눈물을 흘리고야 만 것이었다. 순간순간 살아 있는 목숨이라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감사했더니…… 그것은 너무나 낯설고 커다란 풍경과의 만남에서 오는 충격이기도 했다.
- 「나는 사막이 그리운 한 줌의 햇빛이었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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